[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개구리소년 유해 발굴 현장 찾았다. / 사진 = 뉴시스 ]
[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개구리소년 유해 발굴 현장 찾았다. / 사진 = 뉴시스 ]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개구리소년사건이 발생한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을 찾았다. 경찰청장이 개구리소년사건의 피해자인 다섯 아이의 유해 발굴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마을에 위치한 교회에서 직선으로 70m가량 떨어진 와룡산 4부 능선 유해 발굴 현장에 올라 개구리 소년 사건에 관한 개요와 수사 상황을 간략히 보고 받았다.

개구리소년사건은 1991년 3월26일 와룡산을 오른 우철원, 조호연, 김영규, 박찬인, 김종식 군이 한꺼번에 실종된 사건이다.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 게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고 초기에 잘못 알려지면서 개구리소년사건으로 불린다.

당시 9~13살에 불과하던 소년들은 2002년 9월26일에 실종 장소인 와룡산 세방골에서 백골로 11년 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소년들의 시신 5구 가운데 3구에서 외력에 의한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며 사인을 타살로 결론냈으나 2006년에 공소시효가 끝났다.

민 청장은 유해 발굴 현장 인근에 마련된 제단에 헌화를 하고 피해 소년들에 대한 묵념을 했다. 이 자리에는 윤재옥(대구 달서구 을) 국회의원과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이 함께했다.

민 청장은 유해 발굴 현장을 들여다보며 "유가족에게 말씀드렸듯이 원점에서 사건을 하나하나 다시 재수사하겠다"면서 "아이들이 나무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민 청장은 우철원 군의 아버지인 우종우 씨가 "찾아줘 감사하다"고 하자 "범인을 잡았어야 했는데 원한이 구천을 떠돌도록 하고 한 서린 삶을 살아가게 된 거에 대해 죄송스럽다"면서 말끝을 흐렸다. 

이 자리에서 나 회장은 개구리소년사건 용의자를 향해 호소했다. 나 회장은 "우리 부모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면서 "당신이 자수한다 하더라도 처벌할 수가 없다. 처벌받을 수 없다. 죽기 전에 우리 원을 풀 수 있게 양심선언을 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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