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하고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적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 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1.50%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향후 한 두 차례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도 언급했다.

[ 그래픽 = 뉴시스 ]
[ 그래픽 = 뉴시스 ]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악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Brexit ·국의 유럽연합 탈퇴)' 움직임, 일부 유로존 국가의 포퓰리즘 정책, 신흥국 금융위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면서 소위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늘어난게 지금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나라들이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인하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가 어디까지 갈지는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고 대외 리스크 요인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국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여러 지표를 확인해 가면서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실효하한 수준 밑으로 인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효하한 수준에 대해선 "통화정책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으로 볼지,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에서 자본 유출을 촉발하는 지점으로 볼지 등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추정 방법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 조정 폭을 현재의 0.25%포인트가 아닌 0.1%포인트씩 조정하는 '마이크로 스텝' 방안에 대해 "만약 금리 폭을 25bp(1bp=0.01%포인트)보다 작게 조정할 경우 충격은 줄일 수 있지만 실물 경제나 금융시장에 의도한 만큼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며 "현재로선 25bp로 운용하는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2.2%)를 하회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아직 수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0%대에 머물고 있는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해서도 "지난해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물가하락이 겹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연말쯤 이러한 요인이 사라지면서 물가가 빠르게 반등해 내년초 1%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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