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한미약품 사장

[뉴스비전e 한혜빈 기자] 유리천장은 여성의 지위 향상만 막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까지 막는 한계가 될 수도 있다.

적이든 장애물이든 원래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법이다.

한미약품은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제거한 것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해마다 국가별 ‘유리천장지수(Glass ceiling index)’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올해도 꼴찌였다. 놀랍지도 않다. 6년째다. 올해도 100점 만점에 20점을 간신히 넘겼다.

이런 평가만 보면 우리나라 여성 직장인들은 유리천장이라도 올려다볼 희망조차 없어 보인다. 경제대국 10위권이 무색할 지경이다.80점대 상위권인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에겐 말할 것도 없고, OECD 평균 59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같은 동유럽 국가들도 우리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 고위직의 30%를 여성에게 맡기겠다는 공약을 지켰는데, 여전히 우리 기업들의 유리천장은 깨질 기미가 없다.

 

여성 MR 3년새 32명 채용

문 대통령이 유리천장 문제에 관해 제대로 보고받고 있다면 반드시 방문할 곳이 있다. 바로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에는 유리천장이 사라진 지 오래다. 전체 임원 63명 중 12명이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압도적이다. 20%는 지난해 4월 재벌닷컴이 조사한 국내 10대 대기업 평균 여성 임원 비율 2.4%의 10배에 육박하는 수치다.문 대통령이 유리천장 문제에 관해 제대로 보고받고 있다면 반드시 방문할 곳이 있다.

한미약품의 여성 임원은 부사장 2명, 전무 1명, 상무 5명, 이사 및 이사대우 4명이다.

글로벌 전략, HRD(인재개발), 개발, 임상, 해외사업, 연구 등 전문 분야는 물론이고 과거 남성 임원이 주로 맡았던 공장책임자, 마케팅 부문에도 여성 임원이 고루 배치되어 있다.

특히 여성이 근무하기 어렵다고 여겨져온 제약영업(MR) 부문에서 최근 3년 동안 여성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진행된 세 번의 공채를 통해 53명의 여성 MR이 입사했다.

이전 10회(2011~2015년)에 걸쳐 진행된 공채로 입사한 여성 MR 인원과 비슷한 규모다. 여성 직원이 핵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성별에 관계 없이 사내 MBA 과정인 H-MBA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면 사외 정규 MBA 진학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연구센터와 팔탄공단 등의 전문 연구직에 대해서는 제약 관련 박사과정 진학까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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