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vr.google.com>

[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지난해 가상현실(VR)은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된 한 해 였다.

게임부터 만화 등 대중들에게 익숙하기만 하던 콘텐츠를 보다 현실감 있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 큰 인기를 구가 했다. 또한 교육,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VR은 의학을 활용해 고소공포증 치료는 물론 뇌경색에 따른 특정 부위의 운동 능력이 약해진 환자 치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제조분야에서는 단순한 재미와 흥미를 넘어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면서 경제성장·고용창출의 동력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VR이 우리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글로벌 공룡 기업들 역시 VR 기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2014년 글로벌 VR플랫폼 기업 오큘러스를 30억 달러에 인수한 페이스북은, 최근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를 공개하면서 10억명 이상의 VR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 ‘기어VR’, 오큘러스 VR의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가상현실 체험 기기들이 시중에 팔리고 있다.

VR의 성장세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성장해 불과 3~4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VR 분야에서, 이젠 기업가치가 수 조원에 달하는 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은 "2020년대 초 무렵엔 VR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다각도 성장을 꾀하는 VR 

페이스북은 올 해 초 페이스북 전용 VR 헤드셋 ‘오큘러스고’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글은 VR 콘텐츠 전문 개발회사 아울케미랩스(Owlchemy Labs)를 지난해 5월에 인수했다. 아울케미랩스는 직장인과 요리사, 마트 점원 등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는 VR 게임 ‘잡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우리 돈으로 약 34억 원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구글은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가 VR과 결합해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VR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MR <사진 /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윈도 MR(Mixed Reality)은 VR의 가능성을 더욱 폭넓게 보여준다. 오락 차원만이 아니라 업무면에서도 VR이 유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MR 디바이스는 헤드셋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시야 범위를 감지하고 외부 센서 없이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센서들을 복잡하게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가상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물리적인 공간을 인식하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 들어가 업무용 메신저 스카이프를 띄우고 뉴욕에 있는 직장 동료를 초대하면 아바타가 만들어져 가상공간으로 들어온다.

기술적인 면에서 보강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지만, VR의 활용 가능성이 엔터테인먼트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 혹은 우리 생활 전반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VR과 AR에서 미래를 찾으려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통계에서 드러나는 낙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VR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22억 달러(약 2조4800억원)에서 2025년 800억 달러(약 90조23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VR 시대를 맞이하기에 앞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필수 요소 '5G'

앞으로 더욱더 성장할 VR 산업, 그리고 VR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명 ‘5G’로 불리는 5세대 이동통신이 절실하다. 

이유는 VR 콘텐츠의 특성 때문이다. 360도 화면을 제공하는 VR 콘텐츠는, 일반 동영상보다 파일 용량이 10배 정도 크기때문에 전송 속도가 빨라야 한다. 데이터 용량이 최소 3배 이상으로 커지는 만큼 통신 속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4G에 비해 최고 270배 빠르다. 25기가바이트(GB) 용량의 UHD 콘텐츠를 10초 만에 전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초고용량 VR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큰 용량의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기 위해서 국내 통신업체들도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VR에는 5세대 이동통신이 필수적이고, 5세대 이동통신의 콘텐츠로서 VR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올해부터 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내년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초기 망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5G 투자가 본격화될 하반기에는 LTE 네트워크 유지보수 투자와 더해져 최소 7조원대 이상의 설비투자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망 구축 외에 5G 상용화를 위한 사전 작업을 거친 뒤 하반기부터 기지국 설치와 백본망 구축에 나선다.

◆VR 서비스 확대 위한 국내 통신사 현황은?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초고용량 무선 데이터 기반의 VR 서비스 확대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이용자들을 위한 VR 플랫폼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용자들이 직접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T리얼 VR 스튜디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가상공간에서 3차원으로 건축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건물의 내관과 외관을 변경해 더 나은 구조를 설계하고 구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 뉴스비전e DB>

KT는 자사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평창올림픽에서 발전된 VR 생중계를 제공하며 대중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VR 펀드'를 마련한다. 사람들이 손쉽게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방'도 연다.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CPND) 전반을 아우르는 VR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비디오포털 VR(가상현실)' 응용프로그램(앱)을 출시했다. 이 앱을 깔면 LG유플러스가 보유한 1000편의 영화를 VR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자사 가입자가 아닌 이들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국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와 훌루 등이 들어가 있는 구글의 VR 플랫폼(기반) '데이드림'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PC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시장에 변혁을 가져온 것처럼, VR산업이 향후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에상되고 있는 만큼, VR 플랫폼 선점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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