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은 물론, 인간 생활 전반에 결쳐 로봇의 도입이 활발하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내년 전 세계 서비스 로봇 판매량(1,960만대) 중 청소, 교육 등 개인용 서비스 로봇 비중이 99.1%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집안일 뿐 아니라 경비, 배달 등에도 로봇이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서비스 로봇 시범 테스트에 열중하고 있다.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바퀴 달린 로봇은 식료품을 싣고 자동 운전해 배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 팁시로봇이 운영하는 가게에선 2개의 로봇팔이 술병을 들고 따르면서 칵테일을 제조하고 있으며, 독일 비텐베르크 한 교회에서 설교하는 로봇과 목탁을 치며 장례 음악을 연주하는 일본 로봇 페퍼는 로봇이 종교의 영역에까지 다가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환자를 안아 옮기는 간병 도우미 로봇, 건강 상담과 약 처방도 가능한 헬스케어 로봇, 범죄자 얼굴을 인식하는 로봇경찰 등은 이미 실제 환경에 투입됐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의 발달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설계한 의도와는 다르게 로봇이 인간을 공격할 수도 있고, 사람 역시 로봇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속에 로봇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017년 미국의 한 쇼핑센터에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던 로봇이 16개월된 남자 아이를 공격해 논란이 일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탠포드의 한 쇼핑몰에서 ‘자율보안로봇 K5’가 부모와 함께 쇼핑센터를 찾은 아이를 공격해 상해를 입혔다. 해당 쇼핑센터는 지난해 보안용으로 자율 로봇을 처음 도입했다. 해당 로봇은 범죄를 탐지하고 제지하는 완전자율 로봇으로 아이의 머리를 쳐 아이가 바닥에 넘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자율보안로봇 K5 <사진 / 나이트스코프사>

미국 쇼핑몰 등지에서 로봇 순찰요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술취한 남성이 로봇을 폭행한 죄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BC7 뉴스에 따르면 순찰 로봇에 폭행을 가한 41세의 제이슨 실베인(Jason Sylvain)이라는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사건 당일 테라 벨라 등 일대를 순찰 중이던 나이츠코프(Knightscope)사의 순찰 로봇 K5 모델을 폭행해 넘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K5가 사용하는 모든 센서에 근거해 가해자의 행위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로봇의 피해는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에서는 최근 경비 로봇이 노숙자들을 쫓아내 논란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SF SPCA)는 사무실 인근에 노숙자들이 텐트를 설치하거나 거리를 점거하지 못하도록 로봇 K9을 배치했다. 하지만 로봇 배치 후 노숙자들이 로봇을 망가뜨리려고 센서에 이물질을 집어넣는 등의 소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시는 경비 로봇이 주민들의 공공 시설인 인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위법이라며 SPCA에게 로봇을 인도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로봇과 인간의 갈등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발달할수록 더욱 커질것으로 보인다.

핸슨 창업자는 "수십 년 내에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살아 있는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 로봇들은 인간처럼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는 그들이 인간과 같이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로봇에게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고 사회적 관계와 규칙들을 가르치지 않으면 위험은 고스란히 인간이 떠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로봇 윤리 원칙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 펴낸 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 제안한 세 가지다.

제1원칙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선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2원칙은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제1 법칙과 상충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가령 인간이 로봇에 인간을 해치라고 명령한다면 이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로봇의 도입으로 인한 ‘성장통’은 피하기 어렵다. 

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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