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CB인사이트>

[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내년 금융산업에 적용될 핵심기술 중 하나로 '레그테크'가 부상하고 있다. 

'레그테크'는 규제와 법규를 지킬수 있도록 조력하는 기술이다. 산업이 선진화되면서 규제를 더욱 엄격히 지키려는 노력이 더욱 확대되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빅데이터 등 신기술로 대체하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한국정보보학회와 금융보안원이 선정한 내년도 금융 IT보안 10대 이슈 중 '레그테크' 가 꼽했다. 

◆규제와 기술을 합한 '레그테크'

<자료 / CH&CA>

레그테크란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업이 IT 기술을 활용해서 법규를 준수하거나 준법 감시, 내부 통제 등의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효율화하는 기술을 뜻한다

디지털 기술이 금융IT 산업 속으로 본격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기업들은 ‘레그테크(Regtech)’ 등의 기술을 활용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업무를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그테크는 지능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금융 당국의 규제 및 감독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에 대해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고, 감독 대상 기관수도 늘어나면서 규제 준수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중요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의 금융당국에서는 금융권의 레크테크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규제 수정 및 발표가 증가하며 금융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됨에 따라 기업들이 규제 준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와 같은 레그테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레그테크, 어떻게 적용되나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레그테크를 적극 장려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며, 10월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도 진행했다. 

핀테크가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편의성에 중심을 둔 반면, 레그테크는 금융서비스 제공자의 내부적인 효율성 준수 및 규제기관이 제시하는 규제 준수에 기술을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진 / 딜로이트 룩셈부르크 영상 캡쳐>

이를 위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이처럼 구지 기술적용에 비용을 들여가며 금융사들이 레그테크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효율성이다. 

금융산업이 선진화 될수록 규제를 어길 경우의 제재는 높아진다. 이에 따라  컴플라이언스 대응 인력은 많아지게 되고 인건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사운영사는 고용한 펀드매니저가 법률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정하고 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려면 준법감시인이 필요하다. 펀드매니저 수가 늘어날수록 준법감시인은 더 늘어나게 된다. 

알고리즘으로 전환한 레그테크를 활용하게 되면, 실시간으로 준법 여부를 확인하고 규제 준수를 이행할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랜섬웨어, 내년에도 '화두'

레그테크 뿐 아니라 올해 금융가 빅이슈로 자리잡은 '비트코인'과 '랜섬웨어'는 내년에도 금융IT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랜섬웨어는 해킹으로 개인 및 기업의 중요 컴퓨터 파일을 암호화한 후를 이를 복구하는 대가로 비트코인 등의 사이버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코드다.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로 인한 사이버 테러의 위협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 11월 발표한 ‘3분기 사이버위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랜섬웨어로 인한 피해 접수는 작년 한 해 접수된 1천438건의 3.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섬웨어의 확산에는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이 항상 따라 다녔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을 복구비용으로 받았던 해커들은 비트코인 해킹 자체를 노리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거래 기록 및 추적이 쉽지 않고 채굴량이 한정되어 있어 전 세계 해커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개인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몰래 비트코인을 채굴하거나, 비트코인 거래소를 직접 공격하기까지도 한다.

이러한 보안 위협 증가에 따라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 대응하는 위협 인텔리전스 및 피해가 발생한 후 보상해주는 사이버 보험과 같은 사후적 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보안원측은 “디지털 금융시대를 맞이하여 적극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준비하되 이에 수반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 디지털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각종 위협적 인텔리전스 문제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한다”고 지적했다.

 

◆AI·빅데이터·블록체인 금융IT 기술 내년에 본격화    

금융IT보안업계에서의 인공지능(AI)은 다른 IT기술과 결합되어 보험, 신용정보 등 개인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은 물론 각 IT기업들의 의사결정에도 확산되어 활용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은 챗봇과 같은 대화형 시스템으로 금융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상화폐의 근원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도 각 회사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보안원측은 “블록체인은 본인 인증, 보험 계약 등 금융회사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대형 IT기업과 금융회사간의 경쟁과 협력이 내년에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IT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생기는 각종 변화들은 올 해부터 시작됐다.

KT가 만든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가 세운 ‘카카오뱅크’가 설립되며 두 인터넷 은행뿐만 아니라 시중 은행들도 피할 수 없는 경쟁 구도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사진 / 뉴스비전e>

중국 IT기업들은 올 해 본격적으로 금융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위챗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하는 텐센트가 최근 투자은행 지분을 인수했고, 알리바바도 알리페이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투자와 보험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올 해 1월 컨설팅기업 액센추어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면 응하겠다는 응답자가 3명당 1명 꼴로 매우 높게 나타날 정도로 고객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맞춰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선점을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시스템 운영,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제도 등의 개선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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