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스마트폰은 OLED 디스플레이어, 듀얼카메라 장착 등 고사양화를 이뤄왔다.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프리미엄폰을 위주로 생산하는 제조사 뿐 아니라 오포 등 부품사들의 진화에 힘입어 중국 업체들의 제품도 상당한 진화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성숙기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더욱더 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한미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연계, 더욱더 높은 고가정책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KT 보고서는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부문에서 맞이한 한계의 원인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과 주요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다.
◆삼성 - "적응력의 한계, 하드웨어와 SW를 연계해라"
현재는 애플과 삼성, 이 두 회사를 둘러싼 소재는 국내 어떤 IT커뮤니티에서도 가장 뜨 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 같은 특정 제품을 비롯해 양 회사의 경 영방침이나 하청업체 관련 뉴스까지도 일일이 비교하며 우열을 따지는 논란이 벌어진다.
그렇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은 요즘은 단순히 어떤 제품이 더 나은가, 어떤 회사가 더 나은가 하는 논란은 별 의미가 없다.
애플은 아이폰4의 안테나게이트나 아이폰6의 밴드게이트 같은 많은 결함 논란을 비롯해 최근 아이폰X의 고가 논란을 비웃듯 나올 때마다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하게 삼성 갤럭시 시리즈 역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을 비롯해 액정품질 등 많은 결함 논란에도 견실한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제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는 하나의 독자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며 약간의 논란이나 결함이 있어도 대체할만한 품질의 제품이 없는 상태다.
아이폰은 iOS를 독점하고 있기에 이런 상황이 매우 강하며 범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쓰는 삼성전자는 자잘한 트러블을 겪을 가능성이 가장 적으며 쾌적하게 쓸 수 있다는 면에서 독 보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스마트폰이 주도한 혁신이란 점에서 본다면 두 스마트폰은 판매량 과 별도로 나란히 한계에 직면해 있다.
삼성은 앞서간 1등 업체의 장점을 흡수하는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렇지만 이제 완 성도 면에서는 어느 정도 아이폰을 따라잡은 가운데 창의성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서 창의성이란 단순히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그저 내놓은 것을 제대로 쓸 만하게 바꿔서 선보이는 것을 뜻한다.
현재 개별 부품수준에서 보자면 삼성을 따라잡을 만한 스마트폰 업체는 별로 없다.
삼성전자는 화질에서 압도적인 AMOLED 디스플레이를 갤럭시S 시리즈에 탑재하고 있다. 소형 AMOLED 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삼성전자만이 좋은 수율로 양산해서 탑재할 수 있다. 아이폰X조차도 디스플레이 대부분은 삼성전자에게서 공급받는다.
메모리 반도체와 낸드 플래시에서도 삼성전자의 기술은 세계적이다. 따라서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른 모바일 메모리와 앞선 기술의 SSD 스토리지를 다른 업체보다 훨씬 빨리 채택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뛰어난 감도와 손떨림방지 능력을 가진 카메라모듈에서도 앞서 있기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부품레벨에서 항 상 최고수준이다. 아이폰이 조리개값이나 감도성능에서 뒤지는 카메라 모듈성능을 소프 트웨어적인 기술로 힘겹게 만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우수한 성능의 부품을 탑재했음에도 삼성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생활속에서 활용할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예컨대 갤럭시S5는 아이폰에 없는 심박동 센서 기능을 재빨리 내장했다. 그렇지만 다른 스마트폰에 널리 보급된 지문인식센서와 달리 삼성이 심박동센서로 사용자가 재미있고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앱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써드파티에 아이디어를 주지도 못했다. 심박동센서는 계속 갤럭시 차세대기에 내장되어 나오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 하는 사용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품탑재는 기민하지만 막상 활용성을 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잠시 유행했던 휘어진 디스플레이 경쟁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LG전자는 위 아래로, 삼성전자는 양 옆으로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라운드를 출시했다. 그렇지만 두 회사 모두 휘어진 화면이 제공할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을 제공하지 못했다.
갤럭시S6 때부터 나온 엣지 디스플레이는 디자인적인 면에서 라운딩된 가장자리가 매우 미려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렇지만 그 위에 엣지 부위를 활용한 독특한 활용성을 통해 실용성까지 갖추게 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엣지 부분을 이용한 별도 디스플레이 기능이나 게임 기능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엣지 디스플레이는 디자인 요소로만 머물고 있다.
앞선 기술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을 생활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삼성 갤럭시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술 채택단계부터 부품과 소프트웨어 (SW)를 연계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에 각 부품을 탑재하기 전에 단순히 더 좋은 성능과 기능이 있으니 그것을 탑재한다는 발상만으로는 곤란하다.
그 부품이 충분한 가치 를 줄 수 있도록 새로 추가된 기능을 이용하는 SW를 개발하고, 성능을 활용하는 API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관련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미 삼성은 마그네틱 카드 방식까지 지원하는 삼성페이를 통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바 있다.
하드웨어 기술이 활용성을 주고 실제 결제에 사용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활용성을 염두에 둔 하드웨어가 지속적인 지원과 결합되어 생기는 파급력은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
◆애플 - "수익성의 모순, 리스크를 감수하는 혁신에 도전하라"
높은 성장세와 고마진으로 유명한 애플은 얼마전 팀쿡이 아이폰X 고가논란을 두고 마 진이 높지 않다고 말해서 논란을 빚었다.
사실 진짜 문제점은 아이폰X의 고가 자체가 아니라 그만한 고가를 지불할 만큼의 독특한 어떤 것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용자의 평가일 것이다.
예컨대 단연 독보적이었던 아이폰3Gs와 아이폰4가 나오던 때에 애플제품이 고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었다.

지금 애플이 맞은 한계를 꼬집어 ‘잡스 시대같은 혁신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추상적인 표현은 오해나 반발을 사기 쉽다.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말하 면 지금 애플의 한계는 ‘수익성에 대한 강박’이다.
애플의 역사를 보면 GUI를 대중화시킨 매킨토시 컴퓨터 이후로 늘 프리미엄 제품 위주 로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매킨토시는 비슷한 사양의 IBM 호환 PC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가격이 매겨졌지만 독특한 사용자경험과 독자 운영체제의 매력에 많은 사용자가 구입했다.
따라서 매킨토시는 항상 고가 컴퓨터 시장에서 머물렀다. 이것 은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맥북을 비롯한 맥 라인업은 전세계에서 항상 프리미엄 컴퓨터 라인업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팀쿡 체제 이후로 더욱 가속화했다. 2017년 1월에 애플이 공식적으로 발 표한 바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사상 최고 수준인 분기 매출 784억 달러, 주당 순이익 3.36 달러를 기록했다.
세부 내역으로는 아이폰, 서비스, 맥 및 애플 워치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2분기 매출 515억~535억 달러에 총마진율 은 38~39%로 보고되었다. 제조비용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 판매를 주로 하는 회사가 40퍼센트에 육박하는 마진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마진율은 애플에 대한 주주와 직원의 지속적인 믿음을 주는 효과를 주었다. 반면 애플 경영진에게는 지속적인 마진율 유지와 순이익 상승기대라는 압박효과를 나타냈다.
잡스 이후로 애플이 새로 내놓는 제품에는 ‘혹시 이 제품에서 제대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강하게 묻어나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방법은 변화를 적게 해서 기존 제품의 성공에 편승하려는 경향과 개발비용을 적게 써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1년마다 나오는 아이폰은 기술적인 면에서도 과감한 2보 진보보다는 적당한 1보 발전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폰은 무선충전이나 NFC, 대화면을 한번에 도입할 수 있음에도 적당한 하나씩만 추가해 나갔다. 이렇게하면 사용자의 거부감도 덜하고 판매량도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혁신성은 감소한다. 시장에 주는 충격도 적다.
애플은 스마트폰이 아닌 신제품을 내면서도 사용자경험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처음 부터 끝까지 뒤집어 재설계하는 노력도 회피했다.
아이폰에 탑재한 iOS는 기존 맥 운영 체제에서 기본 커널만 빼고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었다. 때문에 동시기 비슷한 PDA 운영체제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애플워치를 위한 WatchOS나 홈팟은 사실 기존 운영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처음부터 그 기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만드는 편이 훨씬 나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개발에 매우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것 이고 그만큼 판매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수익감소를 두려워한 애플은 적당히 기존 iOS를 손보는 식으로 대응했다. 결과는 안정 성을 얻은 대신 기존 기기와 별 차이 없는 제품이 만들어졌다. 애플은 고수익에 과도하 게 집착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수익보다 도전을 택해야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
현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이폰X 역시 마찬가지이다. 갤럭시S시리즈에서 오래전부터 채택하던 AMOLED 디스플레이, MS에서 이미 윈도헬로를 통해 실현한 얼굴인식 보안시 스템인 페이스ID는 혁신점으로서 가치가 높지 않다.
따라서 기존 아이폰을 계속 연장하 고 있을 뿐 과감한 도전의식이 빠져있는 가운데 단지 고가 부품을 써서 만들어낸 고급 품이란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이런 한계는 어떻게 극복이 가능할까? 바로 한계를 만드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애플은 수익성에 대한 과다한 집착을 완화해야한다.
돌이켜보면 아이폰 iOS와 맥 OS의 기본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나와서 만든 NEXT의 운영체제에 있다. 그런데 이 NEXT는 미래의 컴퓨터를 목표로 수익성을 무시한다는 말을 들을 만큼 과감한 투자와 개발노력을 들여 만든 결과물이다. 혁신을 가져오는 요소 가운데는 리스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2460억달러(약 284조원)에 달한다. 2016년 스리랑카의 GDP인 2378억달러보다 많으며 2016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조9290 억달러의 12.75%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이다.
또한 분기마다 엄청난 순이익이 발생하기에 현금 흐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과감한 도전을 하는 제품을 내놓아 판매량이 좀 떨어져도 경영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정보통신업계는 애플이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보다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야만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