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국내 인터넷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첨단기술 발전과 맞물려 진일보하고 있는 AI 기술은 자동차‧금융‧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차세대 비즈니스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구글애플‧MS 등 글로벌 ICT 기업은 전담 연구기관, 투자회사 설립, M&A 등 자사의 기존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와 연구개발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AI 주요 기업들의 인수 및 투자 현황에 대해 분석한다.

 

◆전세계 기업 AI 투자규모 3여년만에 3배 증가

맥킨지의 올해 6월 집계에 따르면, 따르면 모바일‧인터넷 분야를 대표하는 ICT 대기업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테크 자이언츠(Tech Giants)을 포함한 세계 기업의 AI 투자규모(기업인수, AI 제품 ‧서비스 개발 등)가 2016년 260∼39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3년 이후 3여년만에 3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터넷 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카카오가 대규모 AI 투자를 단행하며 첨단 제품‧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AI 중심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는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AI는 보다 향상된 인터넷 기반 광고, 콘텐츠, 커머스 등 비즈니스를 구현할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창출의 근간으로 포털 기업의 AI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필연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나아가 이용자 검색, 구매패턴 등 퀄리티 높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업체가 딥러닝‧ 빅데이터‧머신러닝 등 고도의 AI 기술력까지 확보하면 넥스트 모바일 시대의 주도권 확보에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플랫폼 기반 종합 IT기업으로 전환 속도내는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2016년) 11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천명한 데 올 7월에는 향후 5년 간 AI R&D에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AI 역량 확보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피커 ‧로봇 등 HW개발뿐 아니라 전담 연구소 설립, 기업인수, 인재영입 분야에 과감한 투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세부 사업별로 살펴보면, 우선 AI 플랫폼은 지식정보 검색, 음악추천, 통‧번역, 영어회화 등 서비스 기능을 갖춘 '클로바(Clova)' 올해 5월 출시하며 AI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했다. 

이어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 ‘웨이브'를 올해 8월부터 예약판매하기 시작했고, 이어 해외 자회사 라인과 공동개발한 '프렌즈'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인 '페이스(가칭)' 출시도 준비중이다. 

로봇‧자율주행차 분야에 있어서도, 네이버는 이달(10월) 16일부터 개최한 자사의 IT기술 컨퍼런스 ‘데뷰(DEVIEW)'를 통해 생활환경지능에 기반한 로봇 라인업을 발표하고 그간의 자율주행기술 연구성과 등을 공개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와 비전을 제시했다. 

공개된 로봇은 일상생활에서 기술이 사람과 상황 ‧환경을 인지하고 이해해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제공하는 형태 위주였다.  이른바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로봇 연구를 담당하는 네이버랩스가 총 9종의 로봇을 공개해 관심을 받았다. 

 

<사진 /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자사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한 제품들은 ▲업그레이드된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 ▲전동카트인 ‘에어 카트’, ▲세계 최초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 ‘퍼스널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코리아텍과의 산학 협력으로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스’, ▲MIT와 산학협력을 통해 만든 ‘치타로봇’, ▲일리노이大와 산학협력해 개발한 ‘점핑 로봇’,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달린 로봇 ‘터스크’, ▲물체 인식 및 자율주행하는 ‘TT-bot’  등이다.  

네이버는 국토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취득해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중인 가운데 현재 ‘레벨3’인 기술 수준을 올해(2017년) 말까지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레벨4’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는 기술연구조직을 담당하던 네이버랩스를 별도 분사하며 AI‧로보틱스‧스마트홈 등 미래 기술 중심의 차세대 플랫폼 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전략도 확대중이다. 

네이버의 대표적인 인수 사례가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다.  

XRCE는 미국 제록스사가 1993년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에 설립한 유럽 내 최대 규모의 AI 기술 연구소로, 페이스북의 AI리서치센터, MS의 MS리서치센터 등과 함께 글로벌 AI 연구를 선도하는 4대 연구소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XRCE를 인수함으로써 네이버는 유럽에서 AI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한 것이다. 이후 XRCE는 네이버랩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머신러닝 ‧컴퓨터비전 ‧자연어 처리 등 세계적 AI 기술 수준을 갖춘 XCRE가 네이버가 갖고 있던 기술과 합해지면서, 미래 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네이버는 챗봇, 시스템반도체, 머신러닝, 학습용 데이터 등 인공지능 각분야의 국내 스타트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인재영입과 이종 산업에 속한 기업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채용설명회 개최하고, 프랑스 파리에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페이스 그린'을 올해 6월 오픈하는 등 해외 인재 발굴에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네이버는 클로바를 AI의 접점으로 삼아 보다 고도화된 제품과 서비스 창출에 매진하며 생태계 확장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AI 번역 ‘파파고’, 이미지ㆍ음성 검색 ‘스마트렌즈’ 등 자체 서비스에 AI를 적극 적용하고 있어,  향후 네이버페이, 예약 서비스와도 연계하여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LG전자, LG유플러스, 대우건설, 코웨이, 우리은행, 배달의민족 등에 클로바를 제공하며 상용화 서비스도 적극 추진중이다.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시작하는 카카오

카카오는 2016.11월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자사의 강점인 메신저와 풍부한 콘텐츠를 연결하기 위해 AI 역할을 강조하며 AI 사업의 확장 의지를 표면화했다.  

"모든 사람을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카카오톡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며 "이를 위해 AI 기술 확보는 필수"라고 카카오는 밝혔다. 

올해 8월에는 ‘커넥티드 에브리씽(Connected Everything)’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이용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하는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AI가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올해 8월 10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음성‧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번역, 챗봇 등의 AI 기술을 집약한 통합 플랫폼 ‘카카오아이(I)’를 공식 언급했다. 

AI플랫폼 분야에서 네이버가 스마트폰용 앱으로 ‘클로바’를 출시하며 소비자에게 직접 선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카카오는 스피커‧TV‧자동차 등 향후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AI 스피커 분야에서도 카카오는 자사 메신저인 카카오톡 서비스와 연동해 음악·뉴스추천 뿐 아니라 카카오내비게이션, 카카오 택시와 AI 음성인식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미니 출시했다. 올해 9월 18일 예약판매를 통해 인기를 입증한 가운데 정식 판매는 10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카카오는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2월 연구전문 자회사로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고 AI 기술‧서비스 개발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개발자 커뮤니티, 국내외 기업, 대학,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한 카카오 머신러닝캠프 <사진 / 카카오>

'카카오브레인'은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과 함께 학계 전문가 40여 명으로 구성된 ‘초지능 연구 센터’와 올해 4월 7일 산학협력을 체결하며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켈터랩스(머신러닝 ‧딥러닝), 래블업(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분산처리 솔루션), 럭스로보 (로봇 플랫폼), 딥밸리데이션(머신러닝) 등 카카오 역시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섰다.   

인재영입에 있어서는 카카오는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챙길 정도로 공일 들이고 있다. 

경영진이 직접 국내 대학을 방문해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SNS‧자사 홈페이지 등에 홍보 메시지, 채용 관련 링크 등을 게재하며 AI 전문가 영입 활동을 강화중이다.

대중적 메신저를 보유한 카카오는 제휴‧협력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개방과 공유’ 전략으로 자사의 AI 플랫폼(카카오아이)을 확대하며 생태계 강화에 주력 하고 있다.

카카오아이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 AI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면서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오픈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달(10월) 12일 카카오톡, 카카오아이를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에 연동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스마트홈 구축을 위해 GS건설 ‧포스코건설 및 홈 IoT전문기업 코맥스뿐 아니라 자동차 플랫폼까지 진출을 꾀하며 현대기아차 등과도 제휴를 체결했다. 

 

◆넥스트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필수로 떠오른 AI 역량 강화

AI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 기술에 대한 선제적 연구와 투자 강화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인터넷 업계는 AI를 접목해 서비스 품질 향상,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플랫폼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 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주요 테크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개발과 투자 등으로 AI 기술력을 축적하고 이를 플랫폼화하여 AI 선발주자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은 아직 열세에 있는 것이 현실이나 최근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가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생태계 조성에 나선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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