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대형 연금 펀드 '유니슈퍼(UniSuper)'의 최고투자책임자(Chief Investment Officer) 존 피어스(John Pearce)는 중국의 인공지능(AI) 발전이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어스는 10월 29일 시드니에서 열린 블룸버그 투자 관리 포럼에서 “중국의 대형 언어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준의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미국의 생성형 AI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각각 **4조 달러(약 5조 1천억 싱가포르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피어스는 “중국이 동일한 수준의 모델을 훨씬 저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이는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DeepSeek 순간(DeepSeek Moment)’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한 위험은 임박한 위협이지만, 시장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며 AI 투자 열풍에 경고음을 보냈다. 피어스는 “AI 관련 주식의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되어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개념 검증(Proof of Concept)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기술 거품 시기와 유사한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어스는 전반적인 시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선진국 정부들이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민간 신용 분야 등에서 상당한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 주기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기 때문에, 민간 신용 시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