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통신은 9월 21일 보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광범위한 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으로 새로운 비자 수수료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인도 등 해외에서 온 H-1B 비자 소지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일부는 여행을 취소하고 급히 미국으로 돌아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휴가를 단축한 인도 시민들이 속속 귀국했다. 한 대형 IT 기업 엔지니어는 “우리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미국에 남을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아내가 이미 두바이행 에미레이트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항공편이 3시간 넘게 지연되는 혼란 끝에 최소 다섯 명의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소셜 미디어에 퍼지며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일부 승객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현실판 분노의 질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긴급 지침을 보내 여행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마존은 내부 공지를 통해 현재 H-1B 비자 소지자들은 별도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했으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IBM 부회장 게리 코언은 CBS 인터뷰에서 “기존 H-1B 비자가 어떻게 처리될지 불확실성이 커져 주말 내내 공포가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0일 행정명령에 서명해 H-1B 비자 신청 비용을 10만 달러로 인상했다. 백악관은 이번 비용이 신규 신청자에게 우선 적용되며, 기존 비자 소지자와 갱신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을 글로벌 인재들의 ‘꿈의 직장’으로서 매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삶이 마치 ‘H-1B 노예’ 같다”며 좌절을 드러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