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금융청이 이르면 올가을 법정통화에 연동된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발행 주체는 핀테크 기업 JPYC로, 이달 중 송금업체로 등록을 마친 뒤 수주일 내 발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JPYC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1엔=1JPYC 수준을 유지하며, 예금과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의해 담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와 1대1로 연동되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변동성이 크지 않아 결제와 송금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2023년 6월 개정된 자금 정산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가상화폐와 구분되는 ‘통화 평가 자산’으로 정의하고 은행·신탁회사·송금기관이 이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JPYC는 유학생 생활비 송금, 기업 간 결제, 탈중앙화 금융(DeFi) 기반 자산 관리 서비스 등 국제 송금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향후 3년 내 1조 엔(약 67억 9천만 달러) 규모의 JPYC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암호화폐 투자 헤지펀드와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패밀리 오피스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차익거래 수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이미 2,5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테더사가 발행한 USDT와 서클인터넷금융이 발행한 USDC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혁신 지도 및 수립법(일명 천재법)’이 통과돼 발행·관리 규칙이 정비되면서 금융기관과 기업의 활용이 한층 용이해졌다. 씨티그룹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최대 3조7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보다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JPYC 발행은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국제 송금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하는 첫 사례로, 일본이 달러 중심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