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월 15일 보도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본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42개 주요 기업의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이익이 약 3조 5천억 엔(약 23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당초 예측치보다 9천억 엔 늘어난 수치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산업은 자동차로, 모터·기계 분야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집계한 42개 기업은 닛케이 평균 지수의 핵심 구성원으로, 금융사 및 아직 2025 회계연도 재무 전망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은 제외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를 제외한 41개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12조 2,570억 엔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관세가 없었다면 이익은 15조 4,532억 엔에 달해 3%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업계의 피해는 특히 두드러진다. 7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공개한 관세 영향액은 총 2조 7천억 엔으로 전체 피해의 80%를 차지하며, 초기 예측치보다 1조 엔 증가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관세 및 협력업체 지원 비용을 포함한 피해액이 1조 4천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초 1,800억 엔으로 추산했던 것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마쓰다와 스바루도 처음으로 관세 영향액을 공개했으며, 자동차 업계 전반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낮췄지만, 여전히 과거의 2.5% 수준보다 높아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율이 일부 완화됐지만, 자동차 기업에 미치는 충격은 여전히 크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외에도 전기·기계 산업이 각각 11%, 5%의 피해 비중을 차지했다. 히타치제작소는 관세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을 유지했으나, 송배전 설비 성과에도 불구하고 핵심 수익성 지표인 EBITDA가 약 300억 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금공업은 이익이 약 470억 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격 인상 등으로 손실을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에츠화학공업은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모든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내 수요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SUV와 오토바이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판매 부진을 반영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히타치건기 센자키 마사후미 사장은 “관세는 경제성장 둔화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이는 북미 이외 지역에도 파급돼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은 관세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려 하고 있지만, 무리한 가격 인상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혼다의 후지무라 에이지 최고재무책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