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차질 우려로 가격 급등

4월 1일 호주의 투자정보회사 웹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글로벌 주석 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런던 금속거래소(LME) 기준 주석 가격은 지진 직후 톤당 2.5% 상승한 36,14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후 36,635달러까지 치솟아 2023년 3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얀마와 같은 주요 주석 생산국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결과다. 분석가들은 주석 가격이 37,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현재 LME에서 현물과 3개월 만기 계약 간 가격차는 프리미엄 185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3월 초 관측된 할인 193달러와 비교해 급격한 반전을 보여주는 수치로, 현물 시장의 공급 부족을 시사한다.
국제주석산업협회(ITRI)의 톰 랜스턴 선임시장분석가는 “주석 가격 흐름은 실제 피해보다는 투기적 거래 포지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주요 광산 지역의 기반시설 피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얀마는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주석 생산국으로, 특히 중국 시장의 핵심 공급처로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한다. 미얀마 주석 생산의 중심지인 와방 지역은 전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고등급(주석 함량 60% 이상)의 정광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평균 30~40% 수준인 세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진의 진앙지는 와방에서 약 425km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이나, 이미 와방 지역은 2023년 8월부터 자원 보호 조치로 채광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는 과도한 채굴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치 정부의 조치로, 4월 1일 예정됐던 채굴 재개 논의를 위한 투자자 회의 또한 지진 여파로 불확실성에 빠졌다.
지역 전문가들은 지진의 영향이 없더라도 와방의 주석 채굴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 평가, 장비 점검, 인력 재배치, 규제 승인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3월 중 세계 세 번째 규모의 주석 광산이 반군 세력의 위협으로 운영을 중단하면서, 주석 가격 상승의 ‘퍼펙트 스톰’을 유발했다. 이 광산은 매년 약 1만 톤의 주석을 공급해 왔으며, 현재로서는 재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얀마와 콩고민주공화국의 공급 중단으로 전 세계 주석 생산량이 약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주석 수요의 약 50%는 전자 산업의 땜납용으로 사용되며, 대체 소재가 마땅치 않아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견고하다. 이번 공급 충격은 전자 부품 산업 등 관련 업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