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군주제 복원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2명이 사망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28일 수천 명의 시위대가 카트만두 의회 인근 거리에 집결해 "왕과 국가는 우리에게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외치며 군주제 회복을 촉구했다. 시위는 정치적 불안정, 고질적인 부패, 경제 성장 부진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배경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고압 물대포를 사용한 데 이어, 고무탄과 실탄을 공중에 발사했다. AFP 소속 사진 기자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위자가 총상을 입고 사망했으며, 시위대가 불을 지른 건물에서 기자 한 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경찰 대변인 디네시 쿠마르 아차리야는 밝혔다.
카트만두 계곡 경찰서는 시위 도중 일부 건물과 차량이 파손됐으며, 경찰 4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측은 시위대 중 23명이 부상을 입고, 17명이 체포됐으며,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 통행금지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네팔은 2008년 의회 결정을 통해 군주제를 공식 폐지하고 민주 공화제로 전환했다. 이는 10년에 걸쳐 약 1만 6천 명이 희생된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 협정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군주제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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