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 내다 버릴 종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제 나름대로 쓸모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이 자기 자신에게 주신 숨겨진 달란트를 발견·계발하는 과정이 인생살이라고 합니다.

이에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은사를 발견하는 것은 인생의 보물찾기와 같은 것인데, 달란트를 발견하고 계발하며, 달란트로 남을 섬기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영혼은 더욱 성숙해진다고 설파합니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달란트를 갖고 있기에 ‘사람과 쪽박[그릇]은 있는 대로 쓴다[쓰인다]’는 속담에 일리가 있습니다.

소나무의 경우도 똑바르게 쭉 뻗은 큰 나무만 좋은 건축 목재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창의성이 강조되는 다양한 세상이 되고 보니, 관상용으로 사용될 때는 곧은 나무보다 개성 있게 비뚤비뚤한 나무가 훨씬 더 비싸고 가치 있습니다.

숲은 곧은 소나무와 바위틈의 굽은 소나무가 서로 얽혀서 조화를 이루어야만 보기도 좋고, 서로 건강한 숲의 모습을 이룰 수 있는 법입니다.

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댁의 마당에 대봉 감나무와 땡감나무 두 그루 이야기에 얽힌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 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 다른 한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나무였습니다.

마당에 그늘이 져서 성호 선생이 톱으로 한 그루라도 베어 내려고 저울질하며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볼 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서 조언했던 그 멘트는 우리에게 깊은 철학을 남겨 주었습니다.

"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 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성호 선생은 두 감나무를 비교적인 측면에서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효용적인 측면에서 보았다는 점입니다.

다각적으로 효용적인 측면에서 사물과 인간을 살피면 '유단취장(有短取長)'의 선별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도 장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이와 같은 각도에서 보면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굽은나무(땡감나무)라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해질 것임이 분명합니다.

산봉우리가 있으면 계곡도 있고, 얼굴(앞면)이 있으면 뒤통수(뒷면)도 있듯, 단면만 있는 물체는 없습니다.

'유단취장(有短取長)'의 철학,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볼 줄 알고 취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성호 이익 선생의 스토리가 들려주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通攝, consilience)의 가치관의 필요성과 함께 창조적 인재상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과거 어린 시절 모든 공식 행사마다 읊었던 국민교육헌장이 생각나는데, 중간 부분에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인생은 자기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계발하며 그것을 빛내기 위한 기나긴 성숙(숙성)을 위한 여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인재를 보는 눈도, 선별력도 '유단취장(有短取長)'이라는 통섭력의 각도에서 이루어진다면 조직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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