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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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전고체 불소 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교토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과 도요타 자동차 연구팀은 배터리 양극의 단위 부피 용량을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약 세 배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부피 에너지 밀도가 리튬 배터리의 두 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35년 이후 이 기술을 전기차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이 이동하면서 충방전이 이루어진다. 반응 이온이 많고 추출되는 전자가 많을수록 배터리의 용량이 높아진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원자당 하나의 전자만 추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발표된 양극재 ‘질화구리’는 질소와 불소 이온이 반응하여 각 질소 원자에서 세 개의 전자를 추출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단위 부피당 용량이 리튬 배터리보다 세 배, 단위 무게당 용량은 두 배에 달하는 배터리가 가능해진다.

또한, 이 소재는 수십 번의 충방전을 견딜 정도로 충분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배터리 연구 및 제조업체들은 ‘전고체 리튬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성능이 우수하여 2020년대 중후반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차세대 전고체 불소 이온 배터리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고체 불소 이온 배터리를 완성하려면 양극 외에도 적절한 음극과 고체 전해질이 필요하며,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교토대학 우치모토 요시하루 교수는 “이 전극을 활용하여 전고체 불소 이온 배터리를 제작할 경우, 부피 에너지 밀도가 리튬 배터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가 현재 600km에서 1200km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35년 이후 해당 기술을 실용화하여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교토대학을 비롯하여 도요타자동차, 도쿄대학, 효고현립대학, 도호쿠대학, 도쿄과학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연구 성과는 온라인을 통해 미국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되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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