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부산 중심, '노른자위 상권' 오피스텔 두고... 사업 중단 "이렇게 망가지나?" 우려 증폭
ㆍ지난해 분양 열기 고조 시기에 영업비(분양 대행 수수료) 지급 거절... 영업 '찬 물'
ㆍ시행사 측 "KCC건설 분양 수수료 의도적 미지급, 자금 옥죄기... 사업권 '탈취' 우려"

부산 해운대 우동1차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 사진= 태광개발 제공.
부산 해운대 우동1차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 사진= 태광개발 제공.

부산의 한 신축 공사현장이 시공사 갑질과 분양 대행 수수료 미지급 등 각종 불협화음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분양 소비자와 지역 사회, 주변 상권 등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 우동1차 오피스텔 신축 공사는 KCC건설(대표이사 심광주)이 시공하고 태광개발이 시행중이다. 하지만 최근 시공사의 갑질 의혹과 분양 대행 수수료 미지급 등에 따른 잡음으로 분양 자체가 올스톱 되는 등 악순환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시행업자인 태광개발은 지난 2021년 12월 KCC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PF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뚜렷한 사유 없이 사업이 좌초 상태로 치닿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의구심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른자위 상권 오피스텔, "이렇게 망가지나?" 우려 증폭

복수 이상의 부산지역 건설 분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CC건설은 분양 대행사에 수수료 지급 거절 및 지연 등으로 시행업자와 분양 영업 사원들 간의 이간질과 분란 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의혹을 주장하는 측은 "내부적 분란을 통해 노골적인 일정 지연 등 사업을 방해함으로써 시행사인 태광개발의 자금을 압박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지역 분양업계에서 "무슨 사연이 있길래 노른자위 현장이 이렇게 망가졌나"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 진행 상황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행사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분양을 해야지만 그 대금으로 공사비 지급 등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 시공사인 KCC건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KCC건설 측은 그러한 시행사(태광개발)의 약점인 분양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시행사가 자금 압박을 받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점을 이용해 사업 주도권을 노리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통상적인 신축 공사에서 분양 업무 방해는 시행사의 자금 압박으로 이어지고 이는 시행사의 권리 위축 등을 야기한다. 더욱이 계약금을 받은뒤 당연히 지급해야 할 영업비(분양 수수료)를 미룬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이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런 점에서 지역 분양 업계는 KCC건설이 분양 업무 방해 등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주도하는 한편 시행사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 시행권을 빼앗아 직접 사업을 진행하려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분양 열기 고조에 분양 대행 수수료 지급 거절... 주말 영업 '찬 물'

분양 현장에서의 내부인들 간의 갈등 표출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태광개발 측은 "KCC건설은 첫 분양 대행 수수료 지급을 거절하자 분양 영업 사원들 사이에서 "대행 수수료를 왜 지급해 주지 않는 거냐"며 고성이 오갔고 관계자는 물론 소비자들도 현장을 떠나는 등 분란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어 당시 현장 있던 분양 관계자들의 증언에 입각해 "10월 초 분양이 시작되어 한참 분양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말 영업이 중요한 분양 현장이 KCC건설의 의도적인 분양 대행 수수료 지급 거절로 인해 완전히 망가졌다"고 털어놨다.

결국 KCC건설의 지속적인 업무 방해를 견디지 못한 분양대행사가 지난 2023년 11월 말 현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시행사와 시공사는 분양대행사의 미지급 분양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태광개발 측 설명이다.

하지만 분양대행사가 현장에서 철수한 후 KCC건설에서 분양대행사에 재차 "기존 계약 건 해지 가능성 대비 보증을 서라. 보증에 질권설정 및 공증을 서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면서 수수료 지급을 거절하거나 지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시행사·분양대행사 간 대책 회의서 '고성에 난투극'

태광개발 관계자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2월 21일 우동 현장 모델하우스에서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가 모여 대책 회의를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난투극이 벌어질 뻔한 상황까지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KCC건설 현장소장이 본사 마케팅 차장과 직접 통화해 2023년 12월 말 또는 2024년 1월 초까지 지급하겠다고 분양대행사 본부장들에게 약속했으나 이마저도 일부만 지급되는 등 지급 약속이 또 무산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KCC건설의 분양 수수료 지급연기 및 거절에 따라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올 초(1월 29일) 모델하우스 앞에서 '수수료도 안 주는 악덕 대기업 KCC'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겠다고 KCC건설 측에 사전에 통보하자 대리금융기관 측과 협의했다며 마지못해 수수료를 지급 해주는 걸로 마무리 됐다고 태광개발은 설명했다.

이는 결국 KCC건설이 분양 수수료 지급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무기 삼아 시행사를 압박한 명백한 증거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사실 확인 및 잡음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한 확인을 위해 KCC건설 담당 임직원들에게 수 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하였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 다른 부산지역 분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속적인 KCC건설의 분양대행사 수수료 지급 거절 및 지연으로 이미 부산지역 분양업계에서는 해운대 엘마르 스위첸은 분양해도 수수료 안 준다"며 "시행사가 수수료 청구해도 KCC건설에서 지급 거절해 광고도 못 하게 한다는 등 소문이 다퍼져 분양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태광개발 관계자는 “KCC건설의 악의적인 방해로 첫 번째 분양대행사가 나간 이후 2개월 동안 모델하우스를 비워놓고 문을 닫았다"며 "두 번째 분양대행사도 시행사가 직접 수급해 보겠다고 했지만, 선정 권한이 없다는 것을 핑계 삼아 KCC건설에서 선정해 주겠다고 말만 되풀이 하는 등 의도적으로 분양 업무를 지연시키고 방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CC건설 '시행사업권 빼앗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증폭'  

분양업계의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해 "KCC건설이 이 사업을 수주한 이후 고의적으로 분양 업무를 방해하여 태광개발이 중도금 대출을 못 받게 하려는 의도가 누가봐도 다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궁극적으로 KCC건설이 PF 이자 연체를 유도하여 태광개발의 시행 사업권을 자연스럽게 빼앗으려는 저의도 다분히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분양 업계의 노른자위로 알려진 부산 해운대 우동1차 신축 사업 현장과 관련 시공사인 KCC건설의 분양 수수료 미지급의 행태가 단순한 시행사 길들이기를 넘어 시행사를 배제 시키고 직접 사업을 독식하려는건 아닌지 의혹이 증폭되면서 건설업계와 시행사업자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 강창수 기자 kcs9827@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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