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반 동안 하락해 암흑속에 있던 중국증시라는 쥐구멍에 햇살이 넘쳐나고 있다. 9월 마지막날인 30일에 중국증시는 개장하자마자 35분만에 거래대금이 1조위안(190조원)에 달했고 중국에서는 부추(韭菜)라고 부르는, 중국개미들의 주문 폭주에 일주문 거래용량을 넘어서 중신증권을 포함한 주요증권사의 은행과 자금이체 거래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증권사에 일 평균 계좌 개설 수가 2-4배 급증했으며 온라인 계좌개설도 줄을 잇고 있다. 동시에 휴면 계좌의 활성화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상담도 3-5배증가했고 국경절연휴에도 24시간 계좌개설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증권감독원은 최근 각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업무처리율, 최고거래처리율 등 중요한 정보시스템의 처리능력을 과거 최고치의 3배 이상으로 늘리고, 네트워크 대역폭은 연간 최대 사용량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라고 요구했다. 

정보 시스템과 네트워크 용량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면 시스템 성능과 용량이 충분하고 비즈니스의 실제 요구를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그레이드, 용량 확장 등의 폐기 조치를 즉시 취하고 갑작스러운 사이버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기술 복구, 사업지도, 투자자 편의 등을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해 즉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중국증시 매매회전율과 거래대금>

9월30일 중국증시에서는 상장사 5339개중 단8개 종목만 하락하고 거의 전종목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거래금은 2조6100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2015년 5월 28일로 당시 거래량은 2조3600억 위안이었다.

상하이지수는 8.1% 상승한 3336포인트, 선전지수는 10.7% 상승한 10529포인트, 창업반지수는 154% 상승한 2175포인트, 과학기술혁신50지수는 17.9% 상승했다.

중국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주문시스템 용량을 늘리고 밀려드는 개미들의 신규계좌개설 업무를 처리하느라 초과근무를 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다. 통상 중국은 개인투자자가 개좌 개설을 신청하면 투자자 신원 인증을 거쳐 증권사가 증권결제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증권결제원이 거래소에 데이터를 보내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새 계좌를 개설 해준다. 계좌는 계좌개설 다음 거래일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가 10월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2024년 9월 28일(토), 9월 29일(일), 9월 30일(월)에 신청한 신규 개설 증권계좌는 10월 8일(화)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10월 1일(화)부터 10월 8일(화)까지 신청서를 제출한 신규 개설 증권계좌는 10월 9일(수)부터 매매거래가 가능해진다. 국경절 연휴전에 계좌개설을 해두고 가려는 개미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초과근무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9월27일에 상해거래소가 주문 폭증으로 거래시스템이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상해거래소도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연휴기간 중에 증권사와 연결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업계에 통보했다고 할 정도다.

홍콩지수도 급등했다. 외국인의 거래비중이 높은 홍콩은 중국증시 침체와 외국인의 공매도가 겹으로 충격 받은 시장이다. 홍콩증시도 2021년이후 내리 3년간 하락이후 이번 중국증시랠리와 같이 동반 급반등 했다. 홍콩은 공매도거래비중과 주가는 역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번 홍콩증시 급등은 중국요인에다 공매도의 손실만회를 위한 주식매수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중국경제 침체는 아젠다 정치에 몰입된 “관료들의 오판이 부른 재앙"

​2020년부터 코로나가 창궐하는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3기집권을 준비하면서 중국은 2021년부터 “공동부유론”을 새로운 정치 아젠다로 띄우면서 부동산, 플랫폼, 사교육업체를 "공공의 적"으로 지정하고 때려잡았다. 

통상 부동산을 비롯한 규제정책은 1년반정도 규제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멈추는 것이 그간의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경기하강, 가격폭락에도 불구하고 정치 아젠다에 몰입된 시진핑 3기 정부의 경제관료들은 3년내리 규제를 했다. 

그 결과 부동산과 주가는 GDP의 48%에 달하는 대폭락을 했고 정부정책 따라한 개미들은 황당한 “벼락거지” 상황에 봉착했다. 부동산과 주가가 반토막나는 상황이 벌어지자 중산층의 구매력이 급랭했고 소비심리는 역대 최악으로 떨어 졌다. 2023년 7월 중국 1위의 부동산회사인 벽계원의 부도를 계기로 중국정부는 정책 스탠스를 규제에서 해제로 돌아섰지만 경기하강은 더 가팔라졌다.

2024년들어서도 경기하강이 지속되자 중국정부는 부동산, 플랫폼에 대한 모든 규제를 풀고 경기부양으로 돌아섰지만 소비심리위축과 자산가격하락은 지속되고 심각한 민심이반이 일어날 조짐이 보였다. 

중국경기침체는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지만 7할은 정책판단 미스다. 예스맨 관료들이 주석의 눈치만 보고 과도한 규제를하다가 친 사고다. 중국은 최근30년간 계파정치를 해 왔고 어느 정도 계파간의 견제와 균형이 있었지만 시진핑 3기정부에서는 시자쥔(习家军)이라고 불리는 시진핑파로 100%물갈이 했다. 문제는 인재다. 시진핑 1-2기 10년은 주석과 대립각을 세우기는 했지만 북경대 경제학박사 출신의 총리가 소신 있게 경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시진핑3기에는 2기에 권력의 중심이었던 저장신군(시진핑이 저장성근무시 직장동료)을 모두 몰아내고 시진핑이 17년간 근무했던 복건방(시진핑 복건성 근무시의 직장동료)들이 득세를 했다. 중국경제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허리펑(何立峰), 시진핑의 비서실 역할을 하는 중앙서기처 서기인 차이치(蔡奇)는 모두 복건성 출신이다. 경제와 정무를 복건방이 틀어 쥔 것이다.총리도 경제전문가 아닌 시진핑의 비서출신이다.

복건성은 중국 연안지역 성 중에서도 낙후된 성이고 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성장한 정치인들은 전국적인 시각과 국제적인 감각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충성심은 최고지만 경제관리능력은 최고라고 보기 어렵다. 이런 예스맨 중심의 관료들이 친 사고가 중국의 부동산과 주가를 대 폭락시킨 배후다.

중국이 2024년들어 수많은 경기부양책을 찔끔찔끔 내는 바람에 경기는 못 돌려 놓고 국민들의 신뢰만 잃었다. 특히 소비가 GDP의 56%를 차지하는 나라가 된 중국은 소비가 두 자리 수에서 2%대로 추락했고 그냥 두면 (-)로 진입할 상황으로 떨어졌다. 이는 심각한 민심이반과 정권안정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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