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가 뭉치면 큰 힘이 발휘된다. 주식 시장에서도 통하는 말이다.
가령 쌀알 6,000개를 모으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쌀알 6,000개를 6,000명에게
한 개씩 나누어 주면 대부분 길바닥에 던져버릴 터이고 배고픈 참새들조차도 외면할 것 같다.
이처럼 6,000개에 포함된 쌀알 한 개는 상당한 가치가 있으나 낱개로 존재하는 쌀알 한 개는 그 가치가 축소된다.
바꾸어 말하면 쌀의 분량이 많아질수록 쌀알 한 개의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화폐도 마찬가지다. 요새 길에 떨어진 100원짜리 동전 하나 줍자고 일부러 허리를 굽히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 것이 100개 모이면 만원이 되고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100원짜리 한 개가 낱개로 존재할 때보다 100개중의 하나로 존재할 때에 그 가치가 증가하는 것이다.
또 만원짜리 한 장은 점심 한 끼의 가치밖에 없으나 그 것이 만장 모이면 일억원이 되고 괜찮은 차량 한 대를 구입하여 사업을 할 수도 있는 가치를 나타낸다.
이처럼 화폐가 많이 모여 단위가 점점 커질수록 화폐의 실질적 가치가 액면가보다 증가한다는 것이 화폐 가치 증가법칙이다.
과거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웠다. 국민들의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서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제로 월급을 올리고 마중물로 2년간 55조원을 마구 쪼개어 누어 주었다.
대충 2년간 국민 1인당 100만원씩 나누어 준 것이다. 한 달에 약 8만원씩 나누어준 셈이다.
그러나 아깝게도 사막에 물을 부은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도대체 왜 무슨 효과가 있을까?
답은 화폐 가치 증가 법칙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5조원이면 아마도 목포에서 제주까지 해저터널을 뚫거나 아니면 인천에서 중국 청도까지 다리를 건설할 수도 있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은 잘게 쪼개어 한 달에 8만원씩 나누어 주었으니 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푼돈이 되고 만 것이다.
화폐 실질 가치가 액면가 보다 낮아진 돈이 푼돈이다. 푼돈 주면서 경기부양을 바라는 것은 사막에 물 붙고 물고기들이 모여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박정희 정권은 대일본 청구권자금을 푼돈으로 나누어 국민들에게 나누지 않고 기간산업에 투입하여 산업화에 성공하였다.
우선 다 같이 허리 띠 졸라매고 국가 예산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 산업에 투입시켜 장기적인 국가 먹거리를 생성시켜 그때 국민 각자가 생산적인 소비를 유발시키려는 플랜 가동이 절실하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지만 하나씩 빼 먹기만 하면 남는 것이 없을때 과연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된다.
장영환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