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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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K리그의 '명가' 전북 현대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간 변화를 모색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그 처방은 무효였다.

축구 명가 전북 현대의 순위가 거의 최하위권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투자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의 유래는 궁궐, 또는 성문을 짓는 와장(瓦匠)들이 지붕의 마무리 일로 어처구니(흙으로 만든 인형)들을 올리는데, 이걸 실수로 잊어버리는 경우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를 가리키는 순우리말로 알려져 있다. 그 무거운 돌 두 짝을 포개어 놓고 한쪽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데, 손잡이(어처구니)가 없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전북 현대에 있어서 '어처구니'는 무엇일까? 선수들 간에 팀워크와 융화(케미)를 문제점으로 꼽는다. 체력과 정신력도 문제다. 전북은 리그 16경기를 치르면서 리그에서 90분 후 실점(7실점)이 가장 많은 팀이다. 후반으로 향할수록 체력이 급격하게 고갈되며 실점이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새로 부임한 김두현 감독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해져야 하는데, 지금은 두 가지 모두 모자라다"면서 "수비 전환과 공격 전환의 속도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로선 획기적인 변화가 없으면 전북 현대의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부활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두현 감독의 선임은 바로 그 새로운 변신의 출발점이 되어야만 한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과거 '닥공'으로 대변되는 공격적인 기질과 함께 독특하고도 차별화된 전북의 색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야말로 '어처구니'를 되찾고 '어처구니'를 활용해 다 같이 힘을 모아 '어처구니없다'고 평가받는 상황을 하루빨리 탈피해 전북 현대의 명가 부활을 기대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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