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가 1%대에 이르면서 '금리 세상'이 현실화
장기금리가 너무 낮아 금융기관과 연기금의 투자환경 악화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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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대에 육박하면서 2013년 5월 이후 약 11년 만에 이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그동안 초(超)완화 통화정책으로 국채를 대량 매입해 장기금리를 제로(0)대 또는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장기금리가 1%대에 이르면서 '금리 세상'이 현실화됐다.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것은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더 조정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다. 일본 중앙은행이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철회한 이후 엔화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시장에서는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이나 채권 매입액 축소를 통해 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장기금리는 2012년 4월 이후 줄곧 1%를 밑돌고 있다.2013년 3월 일본 중앙은행 총재에 취임한 구로다 총리는 시중에 돈을 뿌리는 초완화 통화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대차 대조표 중 국채 보유량이 연간 50조엔씩 늘어나면서 장기금리가 낮아졌다.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을 긴축하겠다고 시사한 뒤 글로벌 장기금리가 상승하자 일본 장기금리는 1%까지 치솟았다가 계속 약세를 보였다.

일본 중앙은행은 2014년 10월 방출을  확대해 연간 80조 엔까지 매입액을 늘렸고, 2016년 1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기로 했으며, 같은 해 2월에는 장기금리가 처음으로 제로(0)가 됐다.

채권을 발행한 정부가 이자를 받으면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는 계속 하락해 2016년 7월 마이너스 0.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너무 낮아 금융기관과 연기금의 투자환경이 악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일본 중앙은행은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2016년 9월 '수익률곡선통제(YCC)'라는 특단의 정책을 내놓으며 장기금리를 직접 유도했다.

이 정책에 따라 소폭 플러스 구간에서 변동하던 일본 장기금리는 연준의 정책 조정으로 2019년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같은 해 9월 -0.295%로 사상 최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은 일본의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일본 중앙은행은 우선 YCC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대응하다가 결국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손을 떼고 YCC 정책을 철회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장기금리는 2023년 말 0.6%대보다 크게 올랐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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