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관성은 통상 성실·정직 등 가치 있는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틀린것을 고집과 아집으로 일관하면 불통으로 여겨지고 때로는 ‘내로남불’로 변질되기 쉽다.
이와 관련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누군가에 대해 한결같다, 일관성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칭찬이다."라면서 "일관성은 성실함, 정직함, 친절함 등과 더불어 대부분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덕목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현 윤석열 정부가 일관성있는 정책에 변화를 꾀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일관성에서 다소 유연성을 발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민정수석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밝힌 첫 번째 다짐이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사직동 팀은 있을 수 없다"며 민정수석 폐지를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폐지이유 관련“과거 사정 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여당이 총선 참패 뒤 대통령실 내에서 민심을 청취하고 반영하기 위해 민정수석 부활이 유의미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윤 대통령도 고심 중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19일“민정수석을 곁에 두고 각계각층의 민심을 들어야 한다는 여권 내 건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관성이 독이 될 때는 유연성을 갖고 접는 것도 바람직하다.
부작용이 나타나고 환경이 달라지면 생각을 바꾸는 게 옳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각, 가치, 행동 사이에서 내적 일관성(consistency)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의견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면 이른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한 심리적 불편함을 피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 장애물도 때로는 대부분 바로 '나'의 고집인 경우가 많다.
민심을 청취하고 반영하는 기능은 매우 필요하다. 민심을 거스르면 반드시 부정적인 후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국정운영 관련 일관성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불통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일관성과 유연성의 적절한 조화로 민심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라고 볼 수 있다.
김창권 정치전문 대기자 ckckck1225@nvp.co.kr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