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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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키우는 말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육사가 있었는데 그는 말똥을 광주리에 직접 받아내고 말의 오줌을 큰 조개껍데기로 만든 귀한 그릇에 담아 처리할 정도로 모든 애정을 쏟았다. 

매일같이 말의 털을 빗겨주고 좋은 사료를 가득 채워줬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사랑하는 말의 등에 파리가 한 마리 앉아서 말을 괴롭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는 손바닥으로 세게 쳐서 파리를 잡았다. 

그런데 말은 사육사가 자신을 때린다고 생각하여

깜짝 놀라 뒷발로 사육사의 갈비뼈를 찼다.

결국 사육사는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사육사의 사랑이 담긴 행동이 말에게는 아픔이 된 것이다. 

​장자(莊子)는 이렇게 말했다.

意有所至(의유소지) 사육사가 말을 사랑하는 뜻(意)은 지극(至)하였다. 

愛有所亡(애유소망) 그러나 사랑(愛)의 방식에 문제(亡)가 있었다. 

可不愼耶(가불신야) 그러니 사랑을 할 때도 신중(愼)하게 해야 한다. 

사육사 의도는 말을 괴롭히는 파리를 잡으려는 것이었지만 말 입장에서는 자신을 때린 행위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사육사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한 말도 문제였지만 사육사는 자신이 말을 사랑하는 방식과 행동에 대하여 고민해 봤어야 했다는 것.

사랑이 아무리 지극해도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직 나만의 방법만을 고집한다면 상대방에게 내가 바라는 만큼의 사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관계의 핵심은 상대는 나름대로의 바라는 게 있다. 

사랑은 주는 사람의 입장도 중요하지 받는 사람의 마음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누구나 현명할 수는 없다. 노력과 지혜가 따라야 한다.

세상만사 나만의 아집은 금물이다.

사랑하고 아끼던 대상이 나를 원망하고 있다면 그것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없을 것이다. 

애정의 표현도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헛될 수 있다.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윤금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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