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장군이 애마의 목을 친 이유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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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595~673) 장군은 신라시대의 장군으로서 지금의 충북 진천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려 중기의 사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김부식(金富軾)이 쓴 삼국사기에 의하면 김유신은 15살 때인 609년(진평왕 31년)에 화랑(花朗)이 되어 낭도들을 이끌게 됩니다.

지금 같으면 육군사관학교의 생도대장 쯤 된다고 보면 좋을 듯 합니다.

그 시절 김유신이 이끌던 낭도(朗徒)들의 무리를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17살 되던 611년 부터 경주 부근의 단석산과 백운산에 홀로 들어가서 수련하는 중에 난승(難勝)이라는 노인에게서 훗날 삼국을 병합할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이야기가 삼국사기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유신은 35세 되던 629년(진평왕 51년) 신라가 낭비성(娘臂城:한강 유역에 있던 고구려의 성)을 공격할 때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이 전투에서 김유신은 신라군이 패전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 적장의 목을 벰으로써 고구려군을 물리치는 결정적인 수훈을 세우게 되었고 이로 인해 김유신은 군인으로서 이름을 크게 떨치게 됩니다.

또한 서기 647년(선덕여왕 16년)에 비담과 염종이라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 왕이 머물던 월성(月城)에 큰 별이 떨어진 것을 보고 병사들이 동요를 일으키자 한밤중에 연(鳶)에 불을 붙여 하늘로 띄워보내고서는 떨어진 별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소문을 내게하여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운 후에 반란군을 진압했다는 이야기도 역시 삼국사기에 전해집니다.

서기 660년(무열왕 7년)에 상대등(上大等)으로 진급한 김유신은 당나라에서 파견한 소정방(蘇定方)과 유백영(劉伯英) 등 장수들과 힘을 합쳐 사비성(泗泌城:부소산성)을 점령함으로써 백제를 멸망시키기에 이릅니다.

이어 나당연합군(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이 서기 668년(문무왕 8년)에 고구려를 멸망시킬 때도 김유신은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으나 전쟁에 참전한 왕을 대신하여 내치에 힘씀으로써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데 큰 힘을 보탰습니다.

이러다가 김유신은 673년에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졸업(卒業)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신라의 삼국통일이 반도 남쪽의 불완전한 통일이어서 북쪽의 발해와 함께 남북국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만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위인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는 반도에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였으나 매소성과 기벌포 전투에서 신라군이 승리함으로써 당나라군을 축출하는데 성공하여 대동강~원산만에 이르는 반도의 남쪽을 통일하게 된 것이었고 북쪽의 방대한 옛 고구려 영토에는 대조영 장군이 발해(渤海)를 건국(698년)하게 된 것입니다.

그랬던 김유신 장군입니다.

김유신 장군께서 청년시절에 자주 들렀던 단골 술집이 있었습니다.

그 술집에는 천관(天官)이라는 예쁜 기생이 있었답니다.

그 기생에게 마음을 뺏긴 젊은 김유신이 그 술집을 자주 드나든다는 소문은 그의 어머님 귀에까지 들어갑니다.

어느 날 어머님은 김유신을 불러 야단을 칩니다.

"나라의 중책을 맡아 기둥이 되어야할 사람이 한낱 천한 기생에게 마음을 뺏겨서 술집을 드나든다면 너는 내 자식이 아닌 것으로 치겠다"

어머님으로 부터 야단을 맞고보니 자신이 천관에게 마음이 빠져 있었던 것을 깨우치게 되었고 다시는 천관에게 가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김유신은 친척집에서 열린 잔치에 갔다가 과음을 한 후 말을 타고 귀가하던 중에 깜빡 잠이 듭니다.

그런데 김유신의 애마는 사정도 모른 채 평소 김유신이 자주 들리던 술집 앞으로 가서 멈추었습니다.

여러 날 동안 소식이 없다가 나타난 김유신을 보고 애첩이었던 천관은 버선발로 뛰어나와 임을 반깁니다.

술김에 잠이 들었다가 깬 김유신은 화를 벌컥 내면서 칼을 빼어 애마의 목을 쳤습니다.

술집 앞은 말의 피가 낭자하고 천관은 사모하던 임의 변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훗날 김유신은 사랑하던 여인을 추모하는 뜻에서 술집 터에 천관사(天官寺)라는 절을 짓고 천관의 혼을 모셨다고 전합니다.

그런 결단성이 있었기에 김유신은 역사에 남는 위대한 장군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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