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어제 육사 80기 임관식이 화랑대에서 국방부 장관 주재로 개최되었다.

올해는 과연 대통령이 사관학교 졸업식 행사를 주관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이다. 경제, 문화, 여러 가지가 중요하지만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무리 중요해도 죽고 사는 문제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부국강병이라는 말이 근대화, 선진화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었다. 

지도자가 되면 내가 하기 싫어도 해야 될 일이 있고 내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어도 하지 말아야 될 일이 있다.

국민들과 대화하는 신년기자회견을 포함 하여, 군 통수권자로서 중요한 과업은 국군의 날과 사관학교 임관식에 참석하여 젊은 청년장교들을 격려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대통령의 책무를 가장 정확히 인식하고 국가전략에 대한 비전을 확고히 갖고 수행한 분은 박정희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한다.

박대통령은 열일을 제쳐두고 사관학교 졸업식을 주관하였다. 

당시 국가 안보 상황이나 지금의 안보 정세가 별반 달라진게 없는 형국이다.

몇 일 전 윤대통령이 카이스트 졸업식에 가서 과학기술 중요성을 연설하고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정부 보조 장학금을 80만원여를 준다고 연설을 했다. R&D 예산을 일률적으로 10% 삭감하여 과학연구자들을 달래기 위해 졸업식을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국가 과학인재 양성의 요람 카이스트는 가면서 국가 간성의 요람인 육사에 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작년 이맘 때 연세대 졸업식에 가고 육사를 가지 않아 그 문제를 지적한 바 있었다.

군의 사기는 다른 곳에서 찾을려고 하면 안된다. 지금 초임장교들과 초임부사관들이 모자라 전방에서는 아우성이다. 

군인들이 돈을 벌려고 군생활하는게 아니다. 그들의 긍지와 사기는 자기들이 묵묵히 국방의 소임을 다하고 있음을 국가지도자들이 알아주고 격려해주는 한마디 격려사에 사기가 충천해진다. 

 군 통수권자가 기본책무 중에 하나인 사관학교 임관식을 주재하는 일을 제쳐두고 무슨 바쁜 일이 있겠는가? 

육사가 이뻐서가 아니라 상징성 때문이다. 군을 대표하는 것이 육군이고 육군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육사이고 육사의 행사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졸업 및 임관식이다.

대통령이 주재한다고 소위들이 중위 대위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중차대한 자리를 빌어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로서 국방과 전작권전환 추진문제, 그리고 김정은이 핵을 갖고 위협하는 시점에서 조용히 까불지 말라고 한마디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자리 아닌가?

국민들은 국방을 위해 세금을 내고 자제들을 군에 보내고 청년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한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국가안보와 조국수호,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대열에 기꺼이 동참하자고 말하는 것이 그토록 하기 어려운 말인가? 

국내 현실정치에 있어서 시간 안배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중요한 기본 과업인 국군통수권자의 책무를 망각하는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현충일과 국군의 날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가원수인 군통수권자가 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재 군의 사기가 어떠한지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직업군인의 길을 가는 젊은 청년장교들에게 통수권자가 장교의 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책무를 자각시키고 격려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이 엄중한 시점에서 군비를 포함한 해군력 증강을 포함하여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대비하고 있는지 북중러가 결속하는데 한미일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그러한 사실은 이러한 사관학교 졸업식을 빌려 전국민이 혼연일체가 되는 유비무환의 대비태세를 강조하고 국민을 안심 시켜주는 대통령의 안보철학을 듣고 싶어하는데 아쉬운 점이 많다.

예비역 장군.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은식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