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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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유럽 내 노숙자 수가 약 9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었다고 유로저널 최신호가 보도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 노숙인 지원 국가 연맹(FEANTSA)과 아베 피에르 재단(Fondation Abbé Pierre)은 '유럽의 열악한 주거 환경'이란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노숙자 현황을 발표했는데, 독일에는 2022년 약 8만4500명이 노숙자로 등록되어 있고, 스페인은 2만8500명 이상이 노숙자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가장 빈곤층에게 영향을 미치고 빈곤을 악화시키며 사회적 배제를 영속화하는 과밀, 곰팡이, 습기, 오염 및 열악한 위생과 같은 부적절한 주거 환경에 대해 조사했다고 유로뉴스(euronews)가 보도했다.

두 조사 기관은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매일 밤 마르세유나 토리노와 같은 도시의 인구수와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유럽에서 노숙자가 된다. 이러한 추세를 바꾸기 위해서는 전례 없는 정치적 노력과 과감한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 기관은 공통된 방법으로 수집된 종합적인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연합에서 살고 있는 노숙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유럽연합 내의 895,000명의 노숙자 추정치는 국가 및 지방 당국이 제공한 데이터에서 얻은 것으로, 실제는 이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FEANTSA의 부국장인 루스 오웬(Ruth Owen)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2018년의 마지막 추정치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이며, 그 이전 10년과 비교했을 때엔 70%가 증가한 수치이다.  유럽 연합에서의 노숙자 문제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몇몇 도시의 노숙자 현황이 포함되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2022년에 정확히 1,063명의 노숙인이 등록되었는데 이는 1년 만에 19% 증가한 수치이다.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는 2,598명의 노숙자 중 69%가 1년 이상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자는 정기적으로 잠잘 곳이 없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긴급 대피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 

더블린에서는 8,376명이 공공 시설에 거주하고 있으며, 1년 사이에 31%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유럽의 노숙자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기록적으로 높은 에너지 가격과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연구 저자들은 설명했다.

오웬 부국장은 경제적 영향은 노숙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 서비스 모두가 매일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생활비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에너지와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에 집중되면서 사회 계층에서 가장 가난한 가정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노숙자를 돕는 서비스도 인플레이션과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 정부의 주도로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노숙자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2021년 6월에 노숙자 퇴치를 위한 유럽 플랫폼을 설립했다. 

이 플랫폼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럽 이사회가 제공하는 자금을 동원하고 사회 통합 정책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실무 그룹을 구성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플랫폼이 노숙자 문제를 유럽연합 차원에서 사회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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