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질병을 방어하는 면역력은 나이를 먹을수록 급격하게 감소하지만 면멱력을 대체해주는 항산화효소(抗酸化酵素)는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성분에 의해 후천적으로 생성됩니다.

사람의 수명은 면역력이 좌우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습니다.

항산화효소는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폴리페놀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우리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 지겨울 정도로 배우고 들었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폴리페놀은 비교적 근래에 그 존재와 역할이 밝혀짐으로써 40대 이상의 중, 노년층 사람들은 폴리페놀에 대해 잘 모르실 것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폴리페놀은 면역력을 대체해주는 항산화효소를 생성시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3가지 요소입니다.

나뭇군이 지게에 나무를 짊어지고 산에서 내려오다가 휴식을 취할 때 언덕에 지게를 잠시 세우지요.

이 경우 지게의 양쪽 다리가 비타민과 미네랄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두 다리 만으로는 지게를 잠시도 세울 수 없습니다.

지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지게를 고이는 지게작대기입니다.

어느 것 한 가지라도 없으면 지게는 바로 세울 수가 없습니다.

이 때 지게 작대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 폴리페놀이라고 보면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은 과연 식물의 어느 부분에 많이 함유되어 있을까요?

폴리페놀은 식물에만 들어있는 화학물질이라는 뜻에서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식물에서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어디겠습니까?

바로 씨앗입니다.

식물이 영속성(永續性)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씨앗을 만들었고, 그 씨앗을 통해 자손들을 번성케 하는 것이 씨앗을 만든 목적입니다.

말도 못하고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못한 식물들이 자신들의 종(種)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자연의 위대함에 숙연해짐을 느낄 것입니다.

우선 하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호두 열매가 어릴 때는 동물들이 열매를 따거나 먹지 못하도록 온갖 장치를 해놓습니다.

첫째는 열매에 접근하여 스치기만 해도 피부에 발진이 생기게 만들어 놓았는데, 동물들이 이런 사실을 한 번만 경험하면 두 번 다시 접근하지 않으려 합니다.

둘째는 간 큰 동물이 풋 호두를 땄다고 하더라도 맛이 쓰고 떫어서 도저히 먹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놓았습니다.

다른 과일들도 마찬가지여서 종자가 완전히 성숙되어 자손을 퍼뜨릴 능력이 되었을 때면 고운 빛깔을 내거나 향기를 뿜기도 하고 과육은 달달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동물들을 유혹합니다.

감이 그렇고 복숭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이 익으면 홍시가 되면서 단맛이 납니다. 

복숭아는 매혹적인 향기에다 색상까지 아름다워서 어떤 동물이든 탐을 낼 것입니다.

그 과육의 가장 깊숙한 곳에 씨앗이 있습니다.

그것이 호두든 감이든 복숭아든 마찬가지로 씨앗은 단단한 물질에 쌓여있어서 동물들이 무심코 삼켰다고 하더라도 동물들의 위장 속에서 소화가 되지않습니다.

배변을 통해 배설되더라도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고착생활을 하는 식물과 달리 동물은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식물에게서 잘 익은 과일을 따 먹은 동물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씨앗을 배설함으로써 식물의 종족을 번성케하는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식물은 자신들의 후손을 퍼뜨리는데 도움을 주는 댓가로 맛있고 영양많은 과육을 동물들에게 선물로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씨앗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생명은 신비롭기 그지없습니다.

동물의 위장 속은 강한 산성이어서 웬만한 물질은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씨앗만큼은 쉽사리 소화시키지 못할 정도로 그 구조가 완벽히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에서는 자연의 신비에 경외감(敬畏感)조차 느끼게 합니다.

구체적으로 씨앗의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열매가 높은 나무에서 떨어지더라도 씨앗에는 손상이 가지않도록 과육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둘째는 씨앗이 단단한 각질에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셋째가 중요합니다.

어떤 씨앗이든 단단한 각질 속에는 배아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핵심입니다.

밤의 속 껍질, 호두의 배아를 감싼 얇은 막, 복숭아 씨 속의 막...잣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몬드에도 있지만 아몬드는 배아에 얇은 막이 달라붙어 있어서 얇은 막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막은 한결같이 떫은 맛을 낸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그것이 바로 탄닌(Tannin)이라는 폴리페놀의 일종입니다.

탄닌(Tannin)이란 단어는 "Tan"에서 파생됩니다.

"tan"은 "~태우다"는 뜻을 가집니다.

"Suntan"이란 단어는 "햇볕에 태운다"는 의미입니다.

그 "tan"에서 "~안 쪽"을 의미하는 ~in"을 붙여 "tannin"이 파생된 것입니다.

굳이 의역하자면 "몸 속의 지방을 태운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란 폴리페놀의 본 모습입니다.

"Suntan"이 "햇볕에 태운다"는 의미이지만 "~건강하게 만든다"는 의미도 포함된다는 사실은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식물들은 그 탄닌 성분으로 막을 만들어 자신들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씨앗을 감싸고 보호했던 것입니다.  

폴리페놀(특히 탄닌)은 항산화 물질로서 강력한 항암, 항염 및 방충, 악취제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능을 가지는데 식물들이 잘난 체하는 인간들보다 폴리페놀을 훨씬 폭넓고 깊이 활용하고 있었던 것을 깨우치니 대자연의 섭리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배대열 칼럼니스트
유튜브 "배대열의 세상만사" 대표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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