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도로 이동하는 러시아군 장갑차들./사진=뉴시스 제공
크림반도 도로 이동하는 러시아군 장갑차들./사진=뉴시스 제공

최근 미국 및 나토(NATO)와 러시아간 위험한 파워게임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제네바에서는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그후에도 나토와 러시아간 회의 등이 열렸으나, 별 소득없이 종료되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타스 통신은 “ 2개 회담이 있었지만 회담내내 양국이 평행선만 달리다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양대 회담 직후 미국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지상군 지원용 군항공기 배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정보당국은 위성사진과 함께 유럽동맹국들과 현지 이동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현재 러시아가 약 7만 정도의 병력을 탱크, 포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선 주요 전략지점으로 이동했으며, 이르면 2022년 1월중 병력을 약 17만으로 확충, 급속 진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정치적 목표하에 지상군 확대로 바로 진격하거나 우크라이나의 친러 반군 지지 등의 6개 군사옵션이 가능하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는 무기 도입과 함께, 지난 1월1일 ‘국민저항법’을 발효, 외침 발생시 예비군을 자동으로 전투에 투입토록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9 대선에서 내전종식을 약속한 후 작금의 팬데믹 경제와 러시아군의 군사 공세로 대내외적인 큰 시련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 사태의 본질은 과거 소련연방을 그리워하는 <푸틴>이 2014년 크림 병합 이후에도 CSIS제국에 대한 병합 야욕을 불태우고 있던 차에, 우크라이나가 나토가입을 추진하자 러시아가 이를 저지키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새로운 안보지형을 구상하고 있는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측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및 나토의 동진 불가,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내 나토 군사력 철수, 나토-러시아간 안보보장 조약 체결 등을 요구하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핀란드와 스웨덴 등도 나토 가입을 타진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러시아는 군사적 액션까지 취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군사행위는 유럽의 평화국면을 일거에 위험수위까지 높히는 지정학적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요구 사항들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면 러시아에 대해 다양한 영역에서 파괴적인 제재를 가하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은 물론, 기술 수입 능력 제한에 이르기까지 크렘린에 부과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재를 천명한 바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라인 운용 시험 중단을 엄포놓고 있다. 심지어 미국과 안보 협상에서 합당한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 등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는 초강수를 둘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CNN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공격 자작극을 벌이려고 공작원을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러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과 나토, 러시아 중 어느 누구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딜레마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성격은 확실한 국제적 리더십이 부재한 소위 “G-zero 시대”에 발생한 대형 군사분쟁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G-zero’라는 국제적 현실에서 핵심 이해 당사자(stakeholder)들이 지역적 전략지점에서 서로 군사적 헤게모니를 행사하려는 데서 야기된 것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향후 유럽의 안보지형과 국제질서는 당사국들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향에 따라 크게 변전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러시아와 적당한 선에서 전략적 타협을 본다면 나토의 역할과 운신의 폭은 크게 위축될 것이며, 따라서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신뢰성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나토국들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인접한 나토국 영내에 미국의 군사력을 보강하는 군사적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많다. 지금 당장 당사국간 대화의 문이 완전 봉쇄된 것은 아니나 미러양국이 상호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현 상태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용이치 않아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주요 강대국들은 인류 평화와 공존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치킨게임의 대립보다는 평화지향적 외교 풍향계를 가동하기 바란다.

한편, 우리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눈여겨 보아야할 지점은 바로 중국의 전략과 동향이다. 중국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데 이어,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여 옛 소비에트 연방을 재현하려는 야욕을 잘 읽고있다.

1950년말 중국은 항미원조 명분하에 한국을 침략했고(6.25전쟁), 현재도 한국내 사드배치를 압박하여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 하고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진전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명분을 향후 중국의 대미, 대한반도 정책에 그대로 원용할 것이라는 가설을 가능케 한다.

일찍이 F.D 루즈벨트는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라고 했다. 남북이 대치된 우리도 항상 평화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전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야망이 끝나는 바로 그곳에서 평화는 시작된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영토확장과 팽창주의의 야욕을 버리고 평화의 대 제전을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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