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성 아우구스티누스-
비가 축축이 내리는 오늘은 '이집트 고고학박물관'과 '아부심벨'로 여행을 떠나보고자 한다. 이집트 고고학박물관은 2층에 있는 '투탕카멘 박물관'이 모두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물관 초입에는 '파피루스'를 심어놨다. 파피루스는 인류 최초의 종이 원료로 파피루스를 종이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2,700년 이전이라고 한다. 영어로 종이인 'paper'는 파피루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2층에 있는 투탕카멘 전시실로 가서 '투탕카멘 황금마스크' 등을 촬영하였다.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입구에 카메라 등 모든 소지품을 맡겨야만 입장할 수 있다.

'아부심벨'로 가는 날이다. 원래는 10:00 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04:30분으로 앞당겨졌다. 어제 다른 일행이 아부심벨로 가는 도중에 무장강도를 만나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출몰하는 무장강도를 피하고자 단독 운행은 할 수가 없고, 중간에 쉬지 않고 단체가 고속질주를 해야 하는 사막이다. 아무튼 희미하게 날이 밝아올 즈음 아부심벨에 안착하였다.

아부심벨 신전은 암굴 신전으로 람세스 2세가 천연 사암층을 뚫어서 건립하였다. 아부심벨 신전이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는데 살아남게 된 일화가 있다.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낫셀 대통령은 나일강에 댐 건설을 계획했다. 그런데 '아스완 하이댐'이 완공되면 람세스 2세의 암굴 신전과 그 부인 네페르타리 신전이 물에 잠기게 된다.

1959년 4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사단은 ''지구상의 가장 위대한 역사적 건축예술이 소멸할 위기에 놓여있다. 이것은 어느 한 국가의 문화재가 아니다. 이 지구상 모든 인류의 문화재이므로 모든 인류가 이것을 보호하고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호소가 받아들여져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성금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전 공사비의 1/3에 해당하는 1천 2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내놓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1천 달러의 성금을 내놓음으로써 이 계획에 동참했다. (1만 달러도 아니고 많이 ‘쩨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에...)
람세스 2세 신전과 네페르타리 신전을 옮기는데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았지만, 최종 심의에서 이탈리아 안이 채택되었다. 이렇게 해서 신전을 작게 잘라 댐 수위보다 높은 곳으로 옮겨 재조립하였다.
당시 위치보다 높이 170m와 200m를 뒤로 이동시켜 설치한 것이다. 이때 톱으로 자를 때 생긴 돌가루를 최대한 모아서 신전을 다시 접합시킬 때 재사용하였다.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잘린 흔적을 볼 수 있다.
수장을 피해 감쪽같이 복원한 우리 인간들의 솜씨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고 박수를 보낸다.
<필자소개>
공학박사 김종원
고대금속유물분석센터 이사장
자유배낭여행가. 여행작가. 사진가
김종원 여행작가 kimjw@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