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무장관 “권력, 과도정부로 평화적으로 이전할 것”
美, ‘제2의 베트남 사태’ 재현 국제사회 비난받아

미군 철수 이후 거침없는 공세를 펼쳐온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현재 정권 이양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대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은 ‘제2 베트남 사태’를 재현했다는 국제 사회 비난을 받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 대표단 8~9명이 현재 아프간 대통령궁 안에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중에는 탈레반 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인 아나스 하카니가 포함돼 있다. 탈레반은 미국에 거주하는 학자이자 전 내무부 장관인 알리 아마드 잘랄리(Ali Ahmad Jalali)를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으로 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 수석대표는 탈레반 측에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카불 외곽에 머물 것을 요청했으며, 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특별대표는 탈레반 전사들이 미국 시민이 대피할 때까지 카불에 진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내무장관은 “카불은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며 권력은 과도정부로 평화적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카불 주재 자국 대사관의 철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앞으로 72시간 이내에 철수 과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관계자를 인용해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보좌관 일부를 포함한 다수의 아프간 고위 관리가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항 VIP 라운지에 도착해 카불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제 2의 베트남’ 사태라는 오명을 남기고 미국이 완전 손을 떼는 순서를 밟을 전망이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