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상대방에 대해 오해하고 있어“
“美中 지도자, 정치가의 품격, 용기, 리더십 등을 보여줘야”
“양국 충돌은 전 세계의 재앙이 될 것”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최근 날 선 대립각을 세우는 미국과 중국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4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리 총리는 3일(현지 시각) 미국 싱크탱크 아스펜 연구소가 주최한 안보 포럼에서 중국에 “‘동승서강(东升西降, 동양이 떠오르고 서양이 지는 추세)’ 견해는 틀렸다”고 일깨우고 미국에 “중국은 소련이 아니며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ㆍ중 양국 충돌은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ㆍ중 교착 상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리 총리는 양국이 상대방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리 총리는 중국을 향해 “미국이 영구적으로 쇠퇴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중국계 노벨 과학상과 의학상 수상자 중 중국인 한 명을 제외하면 미국 시민이거나 미국 시민으로 변한다”라면서 이는 미국이 재능과 활력이 넘치는 전 세계 인재를 끌어 모으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미국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그 이후 미국은 자신을 재창조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중국의 적이 되기로 했다면 중국이 얼마나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는지 아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또 “중국은 활력과 힘이 넘치고 인재를 보유했으며 세계에서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려는 국가”라며 “이런 시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일부는 중국인이 말하는 능숙한 ‘군중 노선’ 선동과 주입된 세계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들은 다른 국가 국민보다 ‘피해자 이야기’를 더 많이 받아들였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이 짓밟혔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며 “과거를 기억하고 ‘우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는 “미국에서 대중 강경 노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통된 인식일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확산하고 있다”라며 “중국에서는 중국인의 민족주의가 팽배하고 심지어 고위층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려 한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되돌리고 양국 상호신뢰와 협력을 재건하려면 양국 지도자가 정치가의 품격, 용기, 리더십 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많은 국가가 악화하는 미ㆍ중 관계가 호전되고 양국과 관계를 맺기 원한다”라며 “미ㆍ중 양국의 충돌은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