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각각 3%, 12% 2개월 연속 감소
주요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순수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3배 늘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호조를 주도한 상하이GM우링(五菱) ‘훙광(宏光) 미니 EV’/사진=상하이GM우링(五菱)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호조를 주도한 상하이GM우링(五菱) ‘훙광(宏光) 미니 EV’/사진=상하이GM우링(五菱)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상반기 중국 신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中国汽车工业协会)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6월 기간 신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가까이 늘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5월 3%, 6월 12% 감소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개월 연속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만에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으로 주요 원인은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꼽힌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신문은 광저우 닛산 자동차 판매장 내부 눈의 띄는 자리에 칩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부 차종 공급 부족’이라는 붉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 전했다. 매장 관계자는 “5~6월 판매량이 예상보다 더 안 좋다”라며 “실피(Sylphy) 등 주요 차종은 아직 재고가 있지만, 흑백을 제외한 나머지 색상이나 인기 없는 차종은 재고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과 달리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세계 최대 신차 시장인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2020년 봄부터 많은 자동차 공장이 조업을 재개하면서 해외 공장보다 먼저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꾸준히 회복하면서 많은 외국 자동차 기업도 중국 공장에 먼저 신차를 공급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창안자동차(长安汽车)의 한 임원은 “잘 팔리는 SUV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량을 줄였다”라면서 “유럽 부품업체들의 공급이 정체돼 5월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고 6월에는 15%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창청자동차(长城汽车) 관계자는 “4월부터 일부 차종이 반도체 부족 영향을 받았다”고 표시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北京汽车集团)도 5월부터 인기 SUV ‘BJ40’을 소비자에게 제때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6월 승용차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어든 48만 대에 불과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승용차 재고가 50만 대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드물다”면서 “재고 부족으로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고 표시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순수 전기차(EV)를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21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했다. 해당 기간 비야디(BYD)의 휘발유 자동차 판매량은 9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지만,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배인 15만 대로 급증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세계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증가한 240만 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신에너지차는 전체 신차 판매량의 10%에 불과해 신차 판매 감소 추세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EV에 탑재한 반도체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50% 정도 많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EV 생산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구매를 서두르고 있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로 EV 판매량도 향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과 관련해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7~8월 부족 사태가 어느 정도 완화하고 10~12월 상황이 더 나아져 올 한해 신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한 2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서비스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신차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수요 진작 정책을 내놓으며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차량용 반도체 확보는 수급 개선과 자동차 업체들의 자율적인 노력에 달려 있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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