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방사선 폐기물 덩어리 방치 발견
도쿄전력 "환경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 해명
NHK 등 외신 "부식물서 시간당 13m㏜ 검출, 일반인 연간 한도 1m㏜...심각"

사진= 도쿄전력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도쿄전력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정부의 원전 폐기물 해상 방류 결정이 논란인 가운데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폐기물이 누출 지상에 누출되는 등 관리 상태가 허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 이상의 일본 현재 주요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다.

21일 본지 통신원과 현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서 상당량의 방사선 폐기물이 덩어리채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영상과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일본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현지 통신원에 따르면 해당 부식물이 담겨있던 폐기물 보관용 컨테이너의 일부가 부식된데다 여러개의 컨테이너가 같은 흔적을 보이고 있어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NHK 등 현지 매체는 "바닥에 방치된 해당 부식물 덩어리는 시간당 13m㏜(밀리시버트)의 비교적 방사선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가 1m㏜란 점을 감안할 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관리 당국의 입장 발표도 나왔다. 이번 폐기물 유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게 골자다. 이날 도쿄전력 측은 해명문을 통해 "해수중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큰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이번 방사성 폐기물 유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관리 당국의 해명에도 일본내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센 이유는 방사능 폐기물 관리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도쿄전력이 원전 부지 내 보관중인 폐기물 컨테이너중 약 4000여개 분량내 어떤 성분의 내용물이 들었는지 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도쿄전력 측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원전 폭발사고 이후 약 1년여간 컨테이너의 내용물에 대해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기록을 시작한 이후에도 2017년 11월까지는 컨테이너 속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태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의 원전 폐기물에 대한 관리 부실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앞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후쿠시마현을 스쳐간 2019년 10월에는 임시 보관 중이던 방사성 제염 폐기물이 무더기로 유실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보관소에 있던 방사성 폐기물 자루 2667개 중 상당수가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중  불과 10개의 자루만 회수했고 인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만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을뿐 이후에도 얼마나 유실됐고 어디로 향했는지 등의 조사 결과는 알려진 바 없다.

국내 한 환경보호단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우려와 주변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원전 폐기물 방류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에도 처치 곤란의 수준을 넘어 손 쓸 수 없는 폐기물 관리 불능 상태란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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