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광명역 역세권 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상파인 SBS와 SBS의 자회사까지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상파 방송은 전파의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가로 부터 방송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방송사업자만 방송이 가능하다.  때문에 민영방송사라 할지라도 공공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 SBS 자회사 동원해 ‘광명동굴 개선안’ 마련 

태영건설은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 SBS를 지배하고 있다. SBS A&T는 SBS의 100% 자회사로 방송 영상과 미술, 조명 등의 제작 업무를 담당한다. 

KTX 광명역세권 복합단지는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엠시에타개발이 시행사를 맡아 내년 8월 완공을 목포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엠시에타개발은 태영건설이 100% 출자한 프로젝트회사다. 

광명시의 사업 승인 6개월 전인 2015년 4~5월 태영건설과 SBS 임직원, SBS A&T 미술본부는 광명동굴을 현장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답사 직후 2015년 5월 SBS A&T 미술본부는 ‘광명동굴테마파크 개선안’을 광명시에 제출했다. 

SBS A&T는 “판타지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를 제안하며 ‘킬러 콘텐츠’로 용 조형물을 제작할 것을 개선안에 담았다. 진입로 개선과 안전시설 보완, 조명장치와 와인저장고 개선도 권했다. 

광명시는 이를 받아들여 그해 용 조형물 설치와 조명장치 개선을 추진했다. 

문제는 SBS A&T엔 이와 관련된 수익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명시가 SBS A&T에 해당 개선사업 제안업무를 발주 한 적도 없었다. 

SBS A&T 관계자는 “광명시가 해당 사업을 공모하거나 우리 쪽에 발주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광명시 관계자도 “당시 사업 담당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광명시의 발주나 예산 집행 관련 지록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개선안을 SBS A&T가 제출했지만 주요 제작은 SBS A&T가 아닌 다른 업체에게 돌아갔다. 

‘킬러 콘텐츠’ 용 조형물 제작은 뉴질랜드의 영상기업 ‘웨타워크숍’과 수의계약을 맺어 진행됐다. 제작비는 2억원 가량이었다. 

SBS A&T에는 “실비 수준의 규모”라 불리는 조명설비 보완설치 작업을 수주했다. 4500만원 수준이다. 

◆ ‘지상파’ SBS동원해 광명동굴 홍보

이와 더불어 해당 사업을 따내기 위해 SBS는 사업 승인 권한을 지닌 광명시 홍보성 보도를 대폭 늘렸다. 

특히 광명동굴은 광명시가 지난 2011년 매입하며 관광지로 부상했고, 2015년 4월부터 유료 전환했다. 당시 광명시는 주력사업으로 광명동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2015년 말 태영건설이 광명시에 역세권 개발사업을 승인 받기 전후인 2014~2017년 SBS는  보도·시사·예능·어린이 프로그램에 광명동굴 홍보 콘텐츠를 배치해 집중적으로 광고했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광명동굴을 다뤘고, 광명동굴에서 날씨를 전하거나 예능방송 촬영을 하기도 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2017년 9월까지 SBS 홈페이지 등에서 ‘광명동굴’ 키워드로 집계되는 보도·프로그램 건수는 40여건이다. MBC가 같은 기간 ‘광명동굴’관련 프로그램을 송출한 건 10건에 불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이 해당 사업을 따내는데 SBS 프로그램을 동원하거나 경영 수뇌부가 주고받기 일환으로 동굴 프로그램을 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입주 관련 업무협약에도 SBS 자회사 동원돼 

뿐만 아니라 SBS A&T는 해당 개발단지에 입주하겠다는 업무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광명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광명시는 태영건설 측의 개발계획을 검토하면서 지속적으로 백화점이나 방송 시설 등 방문을 유인할 시설 업주를 요구했다. 

우연히도, SBS가 광명시 홍보성 보도를 쏟아낸 시점에 엠시에타개발은 SBS A&T와 계약을 맺었다. 2016년 4월 엠시에타개발과 SBS A&T 대표이사가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미디어밸리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양측은 “KTX광명역세권 내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서를 체결”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SBS A&T 내부엔 광명시가 사업 승인 뒤에도 방송사가 개발단지에 들어설 시설에 들어올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즉, 태영건설의 광명 역세권 개발사업 승인 전후로 자회사인 방송사 SBS는 승인 권한을 지닌 광명시 홍보성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SBS A&T는 광명시에 무상으로 광명동굴 개선안을 내놓는 한편 입주 관련 업무협약도 맺은 것이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측은 이날 이와 관련 “태영건설 개발사업에 방송사를 포함한 계열사를 동원한다는 이야기는 사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관련 사업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를 진상조사 하고 있다. 완료되면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전혀 사실 아니다”, 태영건설과 SBS의 완강한 부정 

이러한 의혹에 대해 SBS는 “태영건설의 SBS 자회사 동원 의혹은 매우 왜곡된 시선”이라고 했다. 

태영그룹의 신설 지주회사 TY홀딩스 관계자 역시 “SBS A&T는 태영건설의 지시를 받을 일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명동굴 관련해서는 “동굴답사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SBS쪽에서 SBS A&T의 사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개선안 제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SBS A&T와 입주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닌 논리적 비약”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명동굴 개선안 사업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이동협 미술본부장이 SBS A&T 사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