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또 다시 AI와의 대국에서 압승을 거뒀다.

'알파고'와 대결에서 유일한 승리 기록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 9단이 지난 18일 열린 토종AI '한돌'과의 첫 대결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한돌 개발사인 NHN는 "프로기사라면 흔히 두는 맥점이지만 세계 최고 바둑AI라는 중국 '절예'와 벨기에의 '릴라제'도 보지 못한 수"라며 "이세돌 9단이 알파고 때 유일한 승리를 거뒀던 신의 한수 78수와 똑같은 78수로 첫 판을 승리했다"고 총평했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78수는 결정적 한 수로 꼽혔다. 2점을 내준 상태로 불리한 형국에서 시작한 한돌은 대국 초반 예상 승률이 10% 안팎에서 출발했으나 우변 흑돌을 공격하면서 30%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78수째 이후 한돌의 예상 승률은 14%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대국과는 다른 게 당시 78수는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며 "반면 오늘 한돌과의 대국에서 78수는 당연한 한 수였는데 한돌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의아하다"고 전했다. 

한돌개발자인 NHN 이창률 팀장은 "이세돌 9단의 78수를 한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실 저희가 학습을 시키면서 프로기사분들과 테스트를 했다. 결과가 많이 달라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NHN 측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돌의 우세를 예상했고, 이세돌 9단은 최근 10일간 두점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뒤 수비적으로 출발했다"며 "중반 들어 한돌이 맹렬한 공격을 펼치면서 이세돌 9단의 대마가 위험하다고 생각된 순간 이세돌 9단이 씌우는 맥점(78수)를 두었고, 이 수를 예측 못한 한돌은 당황해 요석이 잡히면서 허망한 종국을 맞았다"고 총평했다.

바둑 전문가들은 한돌이 못한 게 아니라 이세돌이 뛰어난 수를 뒀다는 것이 바둑가의 평가이다. 

이 9단은 이번 승리로 기본 대국료 1억5,000만원과 승리 수당 5,000만원을 받았다. 2국은 19일,  마지막 대결인 3국은 이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에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