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비전e 이보영 기자] 뇌사자로부터 공여받은 팔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대형병원도 아닌 지방의 중소의료기관인 W병원이다.
뼈, 근육, 신경, 혈관 모두 완벽하게 성공해야 이식한후 제기능을 할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공은 높이 평가받는다. 국내 최초다.
W병원 우상현 원장은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시절부터 꿈꿔오던 팔 이식에 성공했다. 우원장은 지난 1999년 세계 최대 수부외과 미세수술 전문병원인 클라이넛 수부외과센터에서 실시한 미국 최초 팔 이식 수술에 참여한 적도 있다.
우 원장은 18년 동안 팔 이식 수술을 준비해 왔으며, 수부미세재건팀과 팔 이식 모의 수술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우 원장은 팔 이식을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을 조성하는데도 공을 들였다. 2010년 3월 복지부로부터 팔 이식 수술을 신의료기술로 승인 받았으며 2016년에는 대구시를 대표하는 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이식 수술을 위해 영남대병원과 MOU도 맺었다(2010년). 장기이식법상 이식 수술은 복지부로부터 장기이식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은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으로부터 지난 2월 1일 공여를 받아 이식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이식된 팔이 제 역할을 하려면 뼈와 근육은 물론 혈관, 신경까지 완벽하게 연결돼야 한다.
모든 준비를 마친 우 원장과 수부미세재건팀(의사 10명)은 2월 2일 오후 4시 영남대병원 수술실에서 팔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우 원장과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10명은 한 몸이 돼서 움직였고 10시간 만에 끝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70여건만 시행됐으며 의료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도 해내지 못한 최고난도 미세접합수술을 대구에 있는 중소병원이 해냈다.
왼쪽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cm 정도를 이식 받은 환자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우 원장에 따르면 팔 이식 성공은 세 단계다. 동맥과 정맥 등을 제대로 연결하면 생물학적으로 성공한 것이고 연결된 신경과 힘줄이 살아나서 움직이면 기능적인 성공이다. 보통 접합 수술은 이게 끝이지만 복합조직이식수술인 팔 이식은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면역 억제제 복용을 중단하면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이식한 팔을 다시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 팔 이식을 받은 환자가 복용하는 면역억제제량은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와 비슷하다. 손모씨는 현재 이 모든 단계에 적응하면서 회복해 가고 있다.
이번 우원장의 성공적인 수술로 한국도 복합조직이식 수술이 가능한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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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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