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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A50-U 경보기의 영공침범, 러시아가 인정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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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A50-U 경보기의 영공침범, 러시아가 인정하지 않는 이유
  • 이현섭 기자
  • 승인 2019.07.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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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전e] 어제(23일)는 한반도 체제의 안정을 뒤흔드는 한 분기점이 된 날로 기록될 지 모른다. 7.23(영공)침범 사건으로 불릴 수도 있다.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한국 영공을 침범하고, 한반도 주변 동해 상공에는 러시아와 중국, 한국과 일본 공군기가 서로 대치하는 급박한 상황이 조성된 날이다. 뒤이어 상호 비난전도 벌어졌다. 

러시아 경제전문지 코메르산트는 23일 "비행기 5대- 각론 3개' Пять самолетов — три мнения 라는 큰 제목에 '한국과 일본, 러시아가 서로 침범, 비존중, 폭력이라고 비난했다'는 소 제목으로 이날 상황을 정리했다. 한국이 러시아 공군기의 영공침범을 비난할 때, 러시아는 한국 전투기의 경고 사격을 '폭력적 행위'라고 맞받았고, 일본은 '독도의 영유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걸고 넘어지는 '동북아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냉정하게 분석한 셈이다.

러시아 A-50U 장거리 레이더 탐지 및 통제기(통칭 조기경보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은 확실하다. 경고 사격을 하고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조치는 정당하다.

다만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러시아측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및 우주군 산하 장거리 항공 부대 사령관 세르게이 코블라쉬 Сергей Кобылаш 중장은 주러 한국대사관의 무관에게 한국 공군의 폭력적 행위(경고 사격)에 항의했다.  F-16 전투기 2대가 독도 인근 상공에서 러시아 군용기에 아무런 사전 접촉도 없이 경고사격을 가하는 등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기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 전제는 "A-50U기는 한국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 일본해의 독도에서 25km 이상 떨어진 상공을 국제 규칙에 따라 비행했다"는 러시아 국방부 주장이다. 러시아는 동해라고 하지 않고 일본해라고 지칭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국이 설정한 방공식별지역(KADIZ)에 대한 러시아측 입장이다. 러시아 측은 "국제규범에 규정되지 않는 KADIZ를 러시아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코메르산트지는 "1951년 처음 설치하고 2013년 확장한 한국의 KADIZ는 이 지역의 영토 분쟁과 관련이 있다"며 제주도 남방 이어도와 독도를 예로 들었다. 영토분쟁 중인 독도 영공을 한국 영공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 KADIZ 인정도, 독도를 한국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영공 침범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인 셈이다. 

러 국방부는 23일 언론 발표문에서 "2대의 러시아 공군 Tu-95MS 전략 폭격기와 2대의 중국 공군 'H-6K' 전략폭격기가 일본해와 동중국해 해역 상공의 계획된 항로를 따라 합동 초계 비행을 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코메르산트도 "초계 비행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미국도 발트해에서 이같은 초계비행을 실시한다"고 이날 합동 비행을 정당화했다. 이 신문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대시켰다"며 "지난해 12월 미국의 전략 폭격기 B-52H기 괌 미국 기지로 이전 배치됐고, 지난 3월 미일 합동 군사훈련도 실시됐다"고 했다. 중러 합동 초계비행 훈련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되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한 러시아 군사전문가는 "한국 공군기의 위협적 행동은 미국측 요청을 받아 군사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중러 협력을 막으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간격을 메꾸지 않고 내놓는 재발 방지 대책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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