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구애’로 구광모 LG 회장이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마크롱 행정부의 경제관료들로 구성된 협상팀이 극비리에 방한해 LG 수뇌부와 접촉한 정황을 <뉴스비전e> 탐사팀이 포착했다. 경제특사들이 파리에서 서울을 다녀가며 하룻밤도 묵지 않고 서둘 만큼 시급하게 LG와 다룰 사안은 무엇이었을까?

구광모 회장과 무슨 얘기 오갔나?···폴란드공장 증설 계획 중 틈새공략···경영상 동유럽이 유리한 입지···문재인 정부는 프랑스와 북핵외교···조중훈의 ‘에어버스 외교’ 데자뷔···딜레마에 빠진 구광모의 선택은?

◆글 싣는 순서
ⓛ 마크롱, 구광모에 전기차배터리공장 유치 요구
② 구광모의 딜레마: 프랑스는 불리한 입지
③ 구광모의 딜레마: 문재인 정부 눈치 봐야
④ 구광모의 딜레마: 울며 겨자 먹어야 하나?

[뉴스비전e] 입지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마크롱 정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 구광모 회장의 고민일 수 있다.

한국과 프랑스간 외교상 문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프랑스를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2017년에도 정상회담을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북정책과 관련해 프랑스는 매우 중요한 나라다. 유엔 상임이사국일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해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국제 여론을 리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정책에 프랑스의 지지가 절실한 만큼 구 회장 입장에서 나몰라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삼성과는 달리 LG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것도 구 회장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개장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LG사이언스파크를 “민간주도 혁신성장의 현장”,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미래”라고 치켜세우며 “이제 더는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젊은이가 창업으로 희망을 갖고 중소벤처기업이 함께 성장하면 LG는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대기업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구 회장 역시 지난해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멤버로 데뷔한 이후 올해 청와대 신년회와 ‘기업인과의 대화’ 등에 출현하며 문재인 정부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3월엔 구 회장이 간부회의를 주재한 후 전국 초·중·고교에 대용량 공기청정기 1만 대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의 사물인터넷(IoT) 공기질 알리미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스피커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150억 원에 달하는 ‘통 큰 기부’였다.

당시 이낙연 총리는 SNS에 “구광모 회장 주재 회의에서 결정하고 권영수 부회장이 나에게 그 뜻을 전달했다”며 “교실 1.5배 공간에서 빠르게 공기를 정화하는 대용량 제품”이라고 홍보까지 해주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학교 교실에 대용량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도록 재정지원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었는데, 구 회장이 적극 화답한 것이다.

구 회장이 마크롱 대통령의 러브콜을 거절하기엔 문재인 정부와 쌓은 신뢰가 너무 돈독하다.

[프랑스 장관급 협상팀 극비리 LG 방문④ 구광모의 딜레마: 울며 겨자 먹어야 하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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