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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특강★시민의 인성] 김승룡 교수⑥ 좌절과 성장

[뉴스비전e] 젊은이들의 고민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아름다운 이름, 사랑과 연애’, ‘눈물 나는 사람들, 관계와 소통’, ‘방황하는 스무 살, 성찰과 자아’ ‘세상을 향해, 좌절과 성장’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 네 가지로 저들의 삶을 모두 포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내어준 상처들에 근거해 나누었으니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이제 그들이 어떻게 한시로 자신을 위로했는지를 보기로 합니다.

명상(연꽃3)_이나나

◆ 좌절과 성장, [상처] :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 못한 선배나 동학을 보았을 때

군대를 갔다 온 지 2년이 지났다. 벌써 4학년이고 곧 졸업이다. 함께 입학했던 여학우들도, 졸업한 선배도 아직 취직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의 얼굴이 어둡다. 나도 곧 저렇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 수 있을지 두렵다.

오동 꽃가지 하나 느즈막이 떨기로 피었길래
꺾어다 화병에 꽂으니 또 다른 향기를 품었어라.
몇 번이나 봄바람에 꽃을 피우고 떨어진 뒤에야
금슬로 화신해 밤이면 마루를 울릴거나.
_오동꽃桐花, 이춘원


桐花一朶展群芳, 折揷金壺別有香. 幾度春風開落後, 化身琴瑟夜鳴堂.

 

[위로] : 나무가 기다려 악기가 되듯이

저도 어느덧 4학년이 되어 학생 신분의 끝자락에 있습니다. 그동안 지긋지긋하기도 했고 벗어나고도 싶었던 16년간의 학생이라는 신분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니 정말 눈물이 핑 돌 지경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지만 사회생활은 도무지 반갑지가 않습니다.

이제 저도 취업을 해야겠지요. 주변에는 4학년 1학기 때 벌써 취직이 되는 사람들도 있고 졸업을 한 후에도 몇 년 째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취직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걱정도 조금은 깔려 있습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요.

오동나무를 보면 꽃이 피지 않을 것 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오동나무에는 꽃이 피어 향기를 남기게 됩니다. 봄바람에 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하면서 오동나무는 거문고를 만들기에 적합한 재목이 되는 것이지요.

우직한 오동나무가 거문고를 만드는 데 역할을 다하게 되듯이 사람에게도 저마다 자기만의 사명이 있습니다. 때가 되어 몇 차례 꽃이 피고 진 후 비로소 오동나무가 거문고의 재목으로 쓰이게 되듯이 우리에게도 그러한 때가 올 것입니다.

누가 나를 써주기를 마냥 기다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는 저마다 때가 있고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쓰임을 파악하고 최선을 다해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다면 오동나무가 멋진 거문고로 다시 태어난 것과 같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굳건히 자신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비바람을 이겨내야 합니다. 자신을 훌륭한 재목으로 가꾸어보세요.

나의 노력을 알아봐주는 누군가 분명 나타날 것입니다. 평범한 오동나무 한 그루가 아름다운 음률을 빚어내는 악기가 되는 것처럼, 우리도 취직을 비롯한 여러 고난을 이겨내 나만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김승룡 교수는...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식 인’, ‘인간의 마음’, ‘로컬리티’ 등을 염두에 두고 《묵자》, 《사기》를 비롯해 한시 와 시화를 가르치며 고전지식이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 다. 동아시아 한문고전의 미래가치를 환기하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는 것 이나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김승룡 교수  laohu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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