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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특강★시민의 인성] 김승룡 교수③ 사랑과 연애, 상처와 위로

[뉴스비전e] 젊은이들의 고민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아름다운 이름, 사랑과 연애’, ‘눈물 나는 사람들, 관계와 소통’, ‘방황하는 스무 살, 성찰과 자아’ ‘세상을 향해, 좌절과 성장’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 네 가지로 저들의 삶을 모두 포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내어준 상처들에 근거해 나누었으니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이제 그들이 어떻게 한시로 자신을 위로했는지를 보기로 합니다.

ⓒ명상(무의식)_이나나

◆ 사랑과 연애, [상처] : 장거리연애 중인 우리, 멀어질까 겁이 나요

우리는 캠퍼스 커플로 그녀와의 만남은 어느덧 5년째가 되어간다. 처음엔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기에 매일같이 만났지만, 직장을 찾아 멀리 떠난 그녀와 이제 고작해야 한 달에 한두 번밖에 보지 못한다. 그나마 가끔 만날 때도 그녀는 직장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뿐이었다. 사는 곳도 서로 멀어진데다 학생인 나로서는 그녀의 직장생활을 전부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그녀의 투정을 받아주다가도 화가 날 때가 종종 있었고, 그녀 역시 장거리 연애가 힘겨워 보였다. 그러다보니 점차 다투는 날이 늘어가기만 한다. 함께 캠퍼스를 거닐 때만 해도 이런 걱정이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서로가 멀어질까 겁이 난다.

약속해놓고 오기는 어이 더디신가
뜨락의 매화가 시들어지려는데.
어데선가 들려오는 나무 끝 까치 소리에
헛걸망정 거울 속의 눈썹을 그려요.
_여인의 마음閨情, 이옥봉


有約來何晩, 庭梅欲謝時. 忽聞枝上鵲, 虛畵鏡中眉.

 

◆ [위로] : 설렘이 있어 행복한 기다림

사랑하는 이를 자주 보지 못하는 마음, 얼마나 속상할까요. 그 간절한 마음이 너무도 예쁘네요.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들 하지요. 대략 2년이 지나면 남녀 사이에 두근거림이나 설렘이 많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넘기고 오랜 기간 연애를 해 온 두 사람이 대단하네요. 두 사람 사이에 많은 추억도, 위기도 있었을 테죠. 그 모든 일을 함께 겪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이 견고해졌으리라 생각했는데, 웬 걸. 이번에야 말로 정말 강적이 나타난 셈이군요.

<여인의 마음>을 보면 기다림의 시간을 달관하며 자신을 더 가꾸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 시간이 헛것이 될지언정 말이죠. 기다림을 오히려 즐겁게 여기며 순간의 설렘을 즐기는 재치가 보이지 않나요. 자신을 더 가꾸면서 상대를 만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지요.

저도 장거리연애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2주에 한 번 그녀를 만나러 서울행 버스에 오르는 그 순간의 설렘과 즐거움만으로도 2주 정도는 거뜬히 버틸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저를 행복하게 했던 건 만남보다 기다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도 말합니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렇게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 김승룡 교수는...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식 인’, ‘인간의 마음’, ‘로컬리티’ 등을 염두에 두고 《묵자》, 《사기》를 비롯해 한시 와 시화를 가르치며 고전지식이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 다. 동아시아 한문고전의 미래가치를 환기하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는 것 이나 한문교육이 인성을 증진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김승룡 교수  laohu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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