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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전e 탐사보도팀]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할 IBK기업은행(사명: 중소기업은행)이 오히려 중소기업에 대출을 꺼리고 있다.

담보대출은 늘고 있는 반면, 신용대출은 줄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2016년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대출 비중은 45.7%에서 50.8%로 상승한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36.6%에서 32.3%로 감소했다.

신용 기준도 높여 왔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중 BBB 신용도 이상 기업의 대출잔액은 전년대비 2.1%(7조4,000억 원) 상승한 반면, BB+ 신용도 이하 기업의 대출잔액은 2.1%(10조900억 원) 감소했다.

왜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일까. 중소기업들이 쉽게 문을 두드리지 못할 정도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해 위험을 회피하고 담보가치가 확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해도 정부가 최대주주인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이 시중은행들보다 중소기업에 까다로운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설립된 IBK기업은행이 거꾸로 중소기업들을 홀대하고 있는지 문재인 정부는 그 실태를 파악은 하고 있는 것일까?

IBK기업은행은 6조 원 규모의 대기업 대출을 계속 유지해 오고 있다. 홍보실은 "중소기업 시절 진행한 대출"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말로 건전한 여신이라면 왜 회수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우량하다면 다른 시중은행들로 얼마든지 갈아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해 대기업으로 도약할 중소기업에 더 많은 대출을 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은 2018년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전년보다 각각 8.2%, 6.5%,. 10.0%나 늘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시장 점유율이 2017년보다 고작 0.1%포인트 높아졌다.

‘待人春風 持己秋霜’, ‘人無遠慮 必有近憂’

‘남은 봄바람처럼, 자신은 가을 서릿바람처럼 대하고,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해야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김도진 행장의 좌우명이라고 한다.

지금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이 와도 가을 서릿발보다 매서운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 고전 중이다. 김도진 행장은 주고객인 중소기업이 아니라 자신과 은행에게만 봄바람처럼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의 좌우명처럼 얼마 남지 않은 눈앞의 자리에 연연하다 보면 근심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IBK기업은행 김도진 행장에게 묻다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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