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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도진 행장에게 묻다① '중소기업은행'은 부끄러운 이름인가?
ⓒIBK기업은행

[뉴스비전e 탐사보도팀] 

① IBK기업은행의 정식 명칭은 '중소기업은행'이다.

② 그래서 대기업에는 원칙적으로 대출을 해줄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이 두 가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IBK기업은행에 근무하는 젊은 행원(대출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중에도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IBK기업은행, 정확하게는 중소기업은행은 1961년 제정된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중소기업인을 위해 설립된 특수은행이다.

중소기업은행법은 중소기업자에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해 그들의 경제활동을 돕고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마디로 중소기업대출 특화 전문은행이다.

그런데 1991년 중소기업은행은 CI(Corporate Identity)에서 '중소'라는 두 글자를 버렸다. 물론 사명은 지금도 '중소기업은행'이다. 하지만 사명(社名)은 사명(死名)이 된 지 오래다.

CI는 기업의 사회에 대한 사명, 역할, 비전 등을 명확히 해 기업 이미지나 행동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외적으로는 동일 회사의 것인가 아닌가를 상대에게 식별시키고 사내적으로는 기업의 존재의의를 인식시킨다. 

ⓒIBK기업은행

글로벌은행으로 거듭난다는 취지로 'IBK(Industrial Bank of Korea)'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그럴 만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통용되는 CI와 로고에서 '중소'를 삭제한 것은 심각한 '개악(改惡)'이 아닐 수 없다. 'IBK동반자금융'이라는 BI(Brand Identity)에도 '중소'가 없어 동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홈페이지와 CF 등에서도 중소기업이란 단어나 중소기업에 특화된 은행임을 알려주는 표시를 찾아보기 어렵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은행이 자의적으로 '중소'라는 키워드를 감춘 것은 중소기업은행의 존재이유와 정체성을 훼손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

IBK기업은행측은 "실질적으로 대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없고 규정대로 전체 여신의 70% 이상을 중소기업에 주고 있기 때문에 '중소'라고 명시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해명 자체가 모순적이다. 정말로 중소기업들에게 해택을 주려 한다면 왜 은행 이름에서 '중소'를 뺀 것일까?

'기업은행'이라는 이름은 당연히 대기업과도 거래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실제로 대다수 사람이 그렇게 오해하고 있는데 말이다.

ⓒIBK기업은행

중소기업들에게 장점이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중소기업은행'이라는 이름을 포기하면서까지 IBK기업은행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시중은행들과 가계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 '중소'를 뺀 것이라는 변명은 궁색하다.

'중소기업은행'이라고 하면 가계시장에서 외면이라도 받는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오히려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가계고객들에게도 정서적으로 더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설마 '중소기업'이란 단어를 숨기고 싶을 만큼 부끄럽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홍보실의 말처럼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문턱이 낮고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을까?

홍보실 주장대로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이 다른 은행들을 찾아다니며 IBK기업은행의 숨은 장점을 확인해야 하는 것일까?

IBK기업은행이 실질적으로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얼마나 혜택을 주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IBK기업은행이 아닌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많은 중소기업이 IBK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것이 혹 '중소'를 뺀 탓은 아닐까?

대통령까지 나서 온나라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살리겠다고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시대에 중소기업을 육성하자고 설립한 은행이 엉뚱한 경쟁심에 한눈을 팔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것도 30년 가까이 말이다.

IBK기업은행 김도진 행장에게 묻고 싶다.

"'중소기업은행'은 부끄러운 이름인가?"

[IBK기업은행 김도진 행장에게 묻다② 대기업 대출 6조의 비밀]에서 계속▶▶▶

 

탐사보도팀  news@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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