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갈등 최정우 회장 첫 시험대 올라

[사진=포스코]

[뉴스비전e 이장혁 기자]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이념 ‘With POSCO’를 제시한 최정우 회장이 시작부터 악재를 만났다.

포스코지회 노조원들이 포스코 인재창조원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현장 직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서류와 직원 수첩 등을 가지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절취한’ 문건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됐다.

추 의원은 “직원 배포용으로 보이는 문건에는 정당한 노조활동을 음해하고 노조 가입을 막으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행정부소장 또는 제철소장이 해야’, ‘미션 분명히 줘야 한다’는 같은 경영진의 지시 혹은 관여를 보여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노조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의심할 수 있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포스코 사측도 해명자료를 냈다.

“(회사는)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하며 특정 노조에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불법행위를 한 직원들의 경찰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사규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 이후 최 회장은 “만나서 대화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만나서 대화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노조 설립이 된다면’ 이란 단서가 붙었다.

취임 세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최 회장은 노조 설립 전제와는 별개로 이번 사태 결과에 따라 어떻게든(대면하든 아니든)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7월 취임식에서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With POSCO’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포스코의 길(New POSCO Road)를 걸어가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이 바라보는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포스코의 길’에 노조도 함께할 수 있을까. 앞서 노사갈등으로 비치는 이번 사건의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노조생각’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만천하에 드러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