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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속도내는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입...고려해야 할 점은?
<사진 / keri.org>

[뉴스비전e 이미정 기자] 현금없는 사회가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돈은 곧 현금’이라는 기존 화폐 개념이 바뀌면서, 전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역시 현금없는 사회 진입에 들어서며, 기업들의 준비도 발빠르다. 

최근 불고 있는 가상화폐(암호화화폐)에 대한 '광풍' 역시 그 이면에는 현금없는 사회로 진입할 경우 디지털화폐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 기저로 작용해 투기심리로 왜곡된 현상이라는 해석된다.  

현금없는 사회의 장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짚어본다. 

 

◆세계는?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비현금 결제율이 90%를 넘어서며 현금 없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웨덴은 그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2030년까지 완전히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스웨덴의 소매점들은 합법적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아예 현금 사용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노숙자들도 현금이 아닌 모바일 결제로 구걸을 할 정도다.

덴마크는 2017년부터 자국 내에서 동전과 지폐의 생산을 중단한 후 최소의 필요량만 위탁해 생산하고 있고, 프랑스는 2015년부터 1,000유로(약 130만원) 이상의 물품은 현금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 / intl.alipay.com>

중국에서는 노점상들도 모두 알리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이미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활용한 결제가 대중화돼 있다. 중국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가 선보인 '알리페이'와 8억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메신저 위챗(웨이신) 기반의 텐센트 '위챗페이'를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했다. 빠른 스마트폰 보급과 맞물려 카드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모바일 결제 대중화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정부 주도하에 민간 사업자 참여로 추진되는 '동전 없는 사회'와 달리 중국의 현금 없는 사회는 민간이 주도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거지도 QR코드로 적선 받는다”며, “중국은 앞으로 5년 안에 '무현금 사회'에 다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가포르도 2020년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뿐 아니라 교통카드 충전에도 현금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금?

한국도 비현금 결제 비율이 지속 상승하며 현금 없는 사회로 다가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현금 결제 건수 비중이 2014년 대비 37.7%에서 26.0%로 크게 감소했고, 금액 기준으로도 17.0%에서 13.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표적인 비현금 결제 수단인 신용카드는 동기간 기준으로 결제 건수가 34.2%에서 50.6%로 크게 상승했고, 금액 기준으로도 50.6%에서 54.8%로 지속 상승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적어도 결제수단으로서 현금은 신용카드 등의 비현금 결제수단에 이미 밀려났다고 할 수 있다.

<사진 /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016년 1월, ‘지급결제 비전 2020’을 발표하며 동전 없는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밝혔고, 2017년 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매장에서 현금 결제 후 잔돈을 선불카드로 적립받아 동전의 이용을 줄이는 것이다.

2017년 마스터카드가 발표한 현금 없는 사회 준비 수준 평가에서 한국은 70점을 기록하며 일본(62점), 싱가포르(69점) 등을 제쳤다. 이 분류에 따라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 독일(76점), 미국(80점) 등과 같이 현금 없는 사회 진입 직전 단계로 분류됐다. 

 

◆국내 기업들의 준비 상황은?

한국은행의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참여사업자 확대 속도가 느리고, 고객 유인 요소나 홍보가 부족해 아직까지 이용건수가 많지 않다. 

이마트에서는 SSG머니, 롯데마트에서는 L.POINT, CU에서는 캐시비, 티머니 등 각기 다른 수단으로 잔돈을 충전해야 하고, 참여 사업자마다 이용하는 선불카드가 달라 불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업체 카카오페이를 비롯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이 잇따라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오는 10일부터 혼합형 핀테크 상품인 '카카오페이 카드' 서비스가 이뤄진다. 또한, 2.4분기 중으로 QR코드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알리페이와 제휴를 통해 알리페이 이용자가 국내에서 결제하고, 카카오페이 이용자가 중국에서 결제할 수 있는 모델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페이코'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드'를 출시한다. 가맹점에서 이 카드를 사용하면 카카오페이로 자동으로 금액이 충전된 뒤 결제도록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페이코는 삼성전자의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고 기존 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누구나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도 신한카드와 협력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들은?

'현금 없는 사회'는 보안과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개인의 소액 결제 내역까지 정부나 기업의 손에 통째로 넘어가거나 해킹당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이 '빅 브러더'에 감시당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가 오면 가장 난처한 사람들은 바로 빈곤층과 노년층, 취업을 못 했거나 학생인 청년들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지닌 신용사회가 온다면, 신용 자체가 없거나 낮은 이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는 구걸도 스마트폰으로 한다’거나 ‘노숙자들이 잡지 ‘빅이슈’를 팔면서 카드 결제를 해준다’는 말이 비록 현금 없는 사회나 간편결제가 보편화 된 사회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 언급돼야 하는 사례다. 

소외계층이 어떻게 새로운 신용사회에서 소외받지 않고 금융 거래를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현금 없는 사회가 제도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동전을 없애겠다고 당장 동전이 없어지지 않겠지만 ‘선의의 동전’으로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대체수단을 마련하지 않고 동전을 없애면 누군가는 생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비현금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계층이 생겨날 수 있다. '현금없는 사회'는 노인, 농민, 아이 또는 저소득층 등 전자결제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편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가까이 우리 주위만 둘러보아도 모바일결제는 커녕 은행에서 직원의 도움이 없이는 현금인출도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 

이러한 사회의 발전을 미처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새로운 불평등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고 새로운 빈부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IT 기술 발전에 따라 비현금 결제 수단의 확산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최근 제공되는 IT 서비스들은 결제라는 과정 자체가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며 생략되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사물인터넷 결제에서도 비현금 결제는 유일한 결제 수단이 될 것이다. 비현금 결제 수단의 확산은 사람과 사람간의 거래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물간의 거래, 사물과 사물간의 거래까지 포괄하며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할 것이다.

이미정 기자  newsvisio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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