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도 인공지능 관련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산업계를 가리지 않고 추진돼 왔다. 

넥슨과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가 인공지능 기반 연구전담 조직을 확충했고, KT는 자체적으로 관련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연구인력을 증강하고 있다. LG전자는 연구개발 인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6월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인공지능 인력이 산업 발전 속도와 비교해 턱없이 모자라는데다가, 이로 인해 인건비도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인력 모시기 적극 나선 국내 기업들

이달 8일 게임업체인 넥슨은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든 데 이어 내년까지이 조직을 5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I를 포함한 게임개발 강화를 강조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사진/뉴스비전e>

넥슨은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을 다루는 분석본부의 명칭을 이달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라는 명칭으로 바꾸고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넥슨은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하반기 채용을 통해 150명 수준으로 늘린후, 내년 상·하반기 공채와 상시채용을 를 통해 관련 인력을 연말까지 3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쟁사 넷마블게임즈 역시 인공지능 인력 강화에 적극 나섰다.  

넷마블게임즈의 AI 유저대응 툴 설명회 <사진 / 뉴스비전e>

사내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콜럼버스 센터'에 힘을 실기 위해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해 경쟁사보다 AI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반기 채용계획에서 총 500명 가운데 AI 연구와 개발 직군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게임사들 뿐 아니라 제조 및 통신사까지, 산업군을 막론하고, 기업들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쟁적으로 조직 확장에 나서는 양상이다. 

KT는 하반기 국내 4차 산업혁명관련 인적자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교육센터’를 개소했다. 경기도 분당 본사 사옥에 위치한 그룹인력개발원 내에 ‘AI 교육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새로 인력을 뽑기 보다는 회사내 관련 인력들에 대한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차원이다. 

LG전자는 지난 6월 AI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의 주요 취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CTO(Chief Technology Officer)부문에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선행연구소’를 새로 만들고, 음성인식, 영상인식, 센서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인공지능을 전담하는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을 전담하는 ‘로봇 선행연구소’로 분리해 확대 개편했다.

지난 9월 개최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약 역량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전략 심포지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약업계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개최됐다.

의료정보 데이터 비식별화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인력이 4차산업 시대로 진입하면서 더욱 절실해졌지만, 의학 및 약학 교육과정에는 이와 같은 교육과정이 없다는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지적이다. 

 

◆중국 AI인재 확보에 나선 인터넷 공룡들...주요 도시에 연구센터 개소

<사진 / 알리바바 공식 블로그>

지난달 말 중국 알리클라우드는 광둥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1000명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엔지니어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리클라우드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다.

알리클라우드에서는 현재 중국에 건설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는 물론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기업, 기관 등에 AI 클라우드를 연결해 디지털 생산 환경을 조성하고, 또한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 UPI>

최근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 인공지능 중국센터’를 베이징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아시아 지역에 AI 연구소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출신으로 새 연구소를 이끌게 될 리페이페이 구글클라우드 수석과학자는 “2015년 세계 100대 인공지능 관련 학술지 내용 가운데 중국 과학자들의 기여가 43%에 이른다”며 구글의 중국 진출이 필연적인 결과임을 강조했다.

전문 인력 채용은 사업 확대를 위한 기본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은 14억 명의 인구가 끊임없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나라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조만간 인공지능 시장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텐센트와 구인구직 사이트 ‘BOSS’가 최근 공동 발간한 ‘2017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 백서’는 지금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 기관 집계 "AI 인력은 모자라고 임금은 높아"

정보통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현재 인공지능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의 수는 약 10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활동 중인 전문 인력은 약 30만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30만 명 중 10만 명은 연구 인력이다. 실제로 산업계에 필요한 전문 인력은 80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를 단 시일 내에 육성하기 힘든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지금과 같은 인력난이 세계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연구소를 갖춘 367곳의 교육기관에서 배출되고 있는 인력은 약 2만 명 정도로 시장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AI 전문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DG가 발표한 ‘2017 인터넷 유니콘 기업 연봉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업종의 고급 일자리의 경우 평균 연봉이 다른 일자리와 비교해 55% 더 높았으며, 중급 일자리는 90%, 초급 일자리는 110%가 더 높았다.

 

◆AI 인재 양성 위한 각국 정책은?

미국은 기업 차원에서,  중국·일본·유럽 등 다른 국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오는 2030년 AI 분야에서 세계 선두 국가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 중국과학원대학(UCAS) 홈페이지>

초·중·고교 교과과정에 인공지능 과목을 추가했으며, 대학에 인공지능 관련 단과대 및 전공학과를 대폭 신설하는 등 AI 교육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인공지능 단과대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중국의 싱크탱크 중국과학원대학(UCAS)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국 정부는 지난 10월15일 ‘영국 AI 산업 육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18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산업전략 도전 펀드’를 통해 향후 4년 간 47억 파운드(한화 약 5조4000억 원)를 인공지능 연구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으로 기관, 기업 간에 데이터 공유를 활성화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인력 육성 체계를 대폭 확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인력 양성과 관련 교육 제도 전반에 대대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대학 내에 석사, 박사 학위 과정을 대폭 늘리고,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며, 엘런 튜링 연구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제적인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개발, 세계 모든 전문가에게 개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인재육성 TF’, ‘제 4차 산업혁명 인재육성 추진회의’ 등에서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며, 전문 인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을 포함한 약 4만8000명의 ICT 인력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진흥기구(JST) 펀딩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대학에서 데이터 교육을 강화하며, 대학과 연구소 간의 인적 교류를 강화하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특별 강좌를 개설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향후 5년간 과학기술과 ICT를 활용한 일자리 26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지능정보특성화대학원 신설, SW전문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한 인재 육성방안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기업 가운데는 SKT, 포스코 등이 대학과 인공지능 공동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특화된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과 대학 간의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하는 산학협력 과정이 다양하게 신설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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