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9 AI 칩 <사진 / applenewsroom>

[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인 AI‧자율주행‧가상현실‧드론 등 최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들을 안정적으로 제어‧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칩 기술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폭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속도, 전력 효율성, 강력한 보안 등을 내재한 ‘AI 칩’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존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율주행자동차, 인터넷‧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 업체들이 AI 칩 개발에 속속 뛰어들며 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전통 반도체 업체인 인텔·엔비디아 등을 비롯해 구글·애플과 같은 인터넷·모바일 기업도 AI 시대가 보편화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전용 칩, 프로세서 등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AI 칩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두뇌로 성장하자 미국은 기업, 중국‧일본은 정부가 주도해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미국...실리콘밸리 대표 기업 중심으로 AI 칩 기술 선도

구글‧애플 등 주요 ICT기업이 AI 칩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AI(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전용 프로세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발표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한데 이어 모바일용 버전인 ‘텐서플로우 라이트 (TensorFlow Lite)’를 선보이며 AI 칩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 홀로렌즈 기기 차기 버전에 AI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전용 칩을 탑재 하겠다고 발표했다. 헤드셋 내에 탑재된 ‘홀로그래픽 프로세싱 유닛’을 업그레이드 하고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보조 프로세서를 추가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홀로렌즈가 더 빠른 성능을 유지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신수익창출 모색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의 AI 연구부서와 공동으로 AI에 특화된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인텔은 너바나 시스템즈의 NNP를 활용한 추론과 딥러닝 학습 과정이 모두 엔비디아의 GPU에 필적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개발 중인 AI 칩 벤치마크 성능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인수한 AI 스타트업 ‘너바나 시스템즈’의 신경망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AI 연구부서와 함께 AI 칩 개발에 착수했다.

IBM과 엔비디아 양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딥러닝 솔루션 개발을 위해 지난해 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IBM은 고성능 AI 칩 기반의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 AC922 <사진 / IBM>

IBM은 새롭게 설계한 파워9 프로세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 서버인 ‘AC922’를 발표했는데, 이는 엔비디아의 GPU 기술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대규모 연산 작업을 요구하는 AI에 특화되어 있다. 딥러닝 프레임워크 학습 시간을 4배 정도 줄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I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속도를 단축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AI 시장 성장과 함께 GPU를 활용한 서버는 AI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IBM와 엔비디아가 의미 있는 협력 사례를 구축했다고 보고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AI 칩 독자 개발 의사를 언급하는 등 최근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AI 칩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 AI 연구그룹의 전책임자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연구부서 책임자로 영입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 시스템회로 설계 전문가를 충원하는 등 독자적인 AI 칩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분위기다.

현재 자율주행기술인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시스템은 엔비디아 GPU에 의존하고 있으나 향후 자체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비용절감을 비롯해 더욱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자동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중국‧일본...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병행

애플‧구글‧인텔‧MS 등 ICT 대기업에서 AI 칩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AI 굴기를 공식화한 중국 정부는 AI칩 분야에서도 미국을 넘어서기 위한 장기적 지원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산하 자동화연구소가 난징에 ‘인공지능혁신연구원’을 설립하고 AI칩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난징은 최근 칭화유니그룹, TSMC를 포함한 중화권 반도체 업체의 첨단 제조 인프라가 집결하고 있는 곳인 만큼, 산업계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I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립 1년이 갓 지난 AI칩 관련 스타트업 ‘캄브리콘(Cambricon)’이 지난 11월 2개의 AI 칩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 기린 970 <사진 / 화웨이>

한편 글로벌 Top3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세계 최초로 AI용 연산장치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셋 ‘기린 970’을 공개해 주목 받았다. 이어 발표한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10(Mate 10)’에 ‘기린 970’을 탑재하고 세계 첫 AI 칩을 내장한 스마트폰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로봇‧자율주행자동차 등에 사용할 AI 칩 개발을 위해 연구거점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AI 칩 연구에 필요한 첨단설비 등을 정부가 대거 지원해 관련 기업‧대학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미국‧중국에 비해 뒤처진 상황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추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고 시제품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수십 억 엔의 비용 절감이 가능해 진다.

아울러, PC‧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칩 대비 처리 속도 10배 이상, 소비 전력 1/100 수준의 고성능‧ 저전력 AI 칩을 3년 내에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예산안에 700억 엔 규모의 관련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다.

한편 종합 ICT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7월 AI‧IoT 관련 센서‧칩 설계 분야 최고 기업인 영국의 ‘ARM’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의 칩 개발사 ‘이뉴이티브(Inuitive)’와 제휴를 체결했다.

전략적 M&A와 협력을 기반으로 AI·IoT 분야에서 최첨단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초지능‧IoT를 넘어 AI 시대 준비를 강화하는 선도적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AI와 같은 새로운 칩 수요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선도 국가들은 이미 방대한 정보와 콘텐츠를 수용하고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저전력‧고성능  AI 칩 수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전문 개발인력 확보, 전략적 제휴 등 기술 선도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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