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AI의 세계는 하나의 이름으로 지배되어 왔다. 바로 OpenAI의 'ChatGPT'다. 2022년 말, 세상에 던져진 이 혁신적인 대화형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회, 산업, 교육 전반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AI 시대' 도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는 없는 법. 2025년 11월 18일, 구글이 '제미나이 3(Gemini 3)'를 공개하면서 이 견고했던 3년 천하에 마침내 중대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 챗GPT의 3년, 慣性의 힘 -

 챗GPT는 그동안 '선점자의 이점(First Mover's Advantage)'을 완벽하게 누렸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대중의 일상 속에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었고, 수많은 사용자는 'AI=챗GPT'라는 공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는 강력한 '관성의 힘'을 만들어냈다. 후발 주자들이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들고 나와도, 이미 시장과 개발 생태계가 챗GPT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을 뒤집기는 어려웠다.

 물론 그 사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을 통해 챗GPT를 무기로 활용하고,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가 등장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긴 했지만,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Open AI에 있었다.

 - 성능 향상을 넘어선 '반격' -

 구글의 '제미나이 3'는 단순한 성능 업그레이드를 넘어, 이 견고한 벽을 부수겠다는 '전면적인 반격'의 선언으로 읽힌다. 구글은 제미나이 3를 소개하며 특히 세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우선 복잡한 수학, 물리, 논리적 문제 해결에서 기존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며, AI의 궁극적인 목표인 '지능(Intelligence)'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했음을 입증하려 했다.

 다음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단순히 처리하는 것을 넘어, 이 모든 정보를 동시에, 유기적으로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이는 현실 세계의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있어 혁신적인 변화다.

 마지막으로 제미나이 3는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 워크스페이스(Gmail, Docs) 등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 생태계에 곧바로, 깊숙이 통합된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앱'을 깔 필요 없이 즉시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엄청나다.

 - '경쟁 우위'의 패러다임 변화 -

 제미나이 3의 출시는 AI 시장에서 '경쟁 우위'의 기준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기 AI 경쟁은 '더 빠르고, 더 정확한 답변'에 초점을 맞췄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와 '사용자의 일상 및 업무 환경에 얼마나 깊이 녹아들 수 있는가'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ChatGPT가 선점한 시장에서 구글은 '경험의 무결성(Seamless Experience)'을 핵심 무기로 삼고 있다. 

 구글이 쌓아 올린 방대한 데이터와 인프라, 그리고 수많은 일상 서비스에 제미나이 3가 '두뇌' 역할을 하며 스며드는 순간, 챗GPT를 '따로 사용하는 앱'으로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챗GPT의 3년 독주는 AI 발전의 속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구글이 '제미나이 3'라는 강력한 반격 카드를 내놓으면서, AI 시장은 '선점자의 우위' 대 '기술력과 생태계의 힘'이라는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로 접어들었다.

이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는 최고의 혜택을 안겨줄 것이다.  양대 거인의 치열한 싸움은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AI 서비스의 가격은 합리화되며, 혁신적인 활용 사례가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

AI 천하를 굳건히 지키려 했던 챗GPT, 그리고 그 왕좌를 뺏으려는 제미나이 3의 '반격', 이 거대한 기술 전쟁은 앞으로 몇 년간 우리의 일과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기술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에서 나선 '제미나이3' vs 초기 기선제압을 통해 대중성에서 우위를 점한 '챗GPT'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하다.<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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