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주요국의 외환 보유고가 급증하며 지역 통화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11월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 보유액을 총 4,000억 달러 이상 늘려 현재 약 8조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 달러 약세와 금값 상승이 이러한 증가세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며, 중국과 일본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외환 보유고를 약 1,410억 달러, 일본은 약 1,160억 달러 증가시켰다. 이는 아시아 주요 통화 당국 11곳 전체의 외환 보유액이 풍부하게 확대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뉴욕멜론은행 홍콩 지사의 아시아태평양 거시전략가 장웨이친(張伟勤)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현재 상당히 여유로운 외환 여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각국의 수입 보급률도 매우 안정적인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환율 급변이나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해석된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9월 이후 달러가 반등하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루피화와 필리핀 페소는 최근 두 달 동안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한국 원화도 16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첫 9개월간 이어진 달러 약세는 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한 비달러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렸고, 금 가격 상승 역시 외환보유액 총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확대된 외환 보유고가 향후 통화 방어와 시장 안정 조치에 있어 중요한 ‘안전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