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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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월 19일 보도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6년부터 금 수출품에 대해 수출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금 투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정부는 금의 해외 유출을 억제하고 자국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책 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세계 8위 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은 국제 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재무부 관계자는 17일 국회 보고에서 “금 수출세 관련 규칙 제정 작업이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세율은 7~15% 범위이며, 금괴 등 가공 제품에는 12.5~15%, 원광(未加工 금)에는 10~15%가 적용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금 수출을 제한하고 국내에서 늘어나는 금 수요에 대응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광업전문가협회 리자르 카슬리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연간 금 생산량은 150톤을 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해 매년 약 40톤을 추가로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소비 대비 생산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의 금 생산량은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으며, 금은 이미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익숙한 대표적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에 대한 신뢰와 관심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기업 안탐(ANTAM)의 아흐메드 알디안토 사장은 올해 9월 “2025년 금 판매량이 2024년의 43톤에서 45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금 수출세 부과가 시행될 경우,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금 공급이 늘어 금 투자 열풍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정책은 자원 부가가치를 국내에 머물게 하려는 인도네시아의 자원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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