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방, 내부 붕괴 경고-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최근 대한민국 군을 향해 던져지는 경고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인구 절벽과 초급 간부의 이탈이라는 구조적 문제들이 임계점을 넘어서며, 군 조직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準 전시 상황의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총성이 울리지 않는 '내부 붕괴'라는 이름의 전장에 서 있다.

K-방산 수출로 첨단 무기 체계를 갖춘 한국군은 겉으로는 强軍의 모습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값비싼 '하드웨어'를 능숙하게 다룰 '소프트웨어'인 숙련된 인력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초급·중견 간부의 대규모 엑소더스다. 

육사, ROTC, 부사관 등 군을 이끌어야 할 핵심 인력의 지원율은 급감하고, 심지어 임관 후에도 조기에 군을 떠나는 '희망 전역'과 '휴직' 인원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군복을 벗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간 군에 몸담는 것이 사회 진출에 긍정적인 경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인식. 지속 가능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감마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경쟁 속에서 병사들의 월급이 급격히 상승하고 복무 기간이 단축되는 사이, 상대적으로 초급 간부들의 처우 개선은 지지부진했다. 

이는 '군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대신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과거와 달리 명령과 복종의 기본이 흔들리는 환경, 지휘관이 사고 방지에 최우선을 두느라 본연의 전투력 유지 임무에 전념하기 어려운 조직 문화도 간부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군 생활을 길게 할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군은 가장 숙련되어야 할 5년 미만 근무자들을 대거 잃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전투력과 조직 안정성의 붕괴를 의미한다.

2040년, 대한민국 군은 27만 명 수준으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그때 가서 아무리 최첨단 장비를 늘려봐도, 이를 운용하고 지휘할 숙련된 사람이 없다면 그 장비는 무의미한 고철일 뿐이다. 

총 한 발 쏘지 않고도 전력을 잃고 패배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위기는 인구 절벽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넘어, 정치가 안보를 '표 계산'의 수단으로 삼고, 군의 본질적인 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사라진 결과다.

대한민국 군이 이 내부 위기를 극복하고 강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초급 간부들이 긍지를 가지고 군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병사와의 보상 격차를 해소하고, 복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는 복지 차원이 아니라, 전력 유지의 필수 투자다.

 전역 간부들이 사회에서 군 경력을 인정받고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인력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군의 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정예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국방 예산의 액수가 아니라,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사기와 전문성에 달려 있다. 

지금의 경고를 외면한다면, 그 대가는 전 국민이 지게 될 것이다. 

정치는 안보를 가장 신성한 가치로 여기고, 군은 스스로 지휘 체계의 명예와 전투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후의 과제라는 점을 새삼 銘心하길 바란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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